박상은 전 의원 “검찰이 사건 조작…명예 회복할 것”
  • 인천 =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2.19 12: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0만원 도난 신고가 정치자금법 사건으로 뒤집혀”
“정치검찰 희생양…내 사례가 국민들에게 도움 될 것”
박상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용기자
박상은 전 국회의원이 한국학술연구원에서 자신을 '세월호 정국의 국면전환용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용기자

박상은(70) 전 국회의원은 2015년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했다. 당시 그는 경제특보와 후원회 사무국장의 월급대납, 해운조합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전 비서관 급여 착취 등 10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공소장에 제기된 수수금액은 약 12억3000만원에 달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2억401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8065만원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2015년 12월24일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 사건 이후 박 전 의원은 자신을 ‘세월호 정국의 국면전환용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 ‘해운 마피아’로 만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그런 그가 검찰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해, 최근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이로써 박 전 의원은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하게 된 ‘불법 정치자금 2000만원 사건’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는 수행비서가 검찰에 불법 정치자금 2000만원을 신고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2000만원을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도 ‘박 전 의원이 요구한 기록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아닌 수행비서의 현금 절도 사건에 관한 부분’이라며 검찰의 비공개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박 전 의원은 이번 재판을 통해 사실상 명예회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여전히 경제와 안보 등의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고 얘기해온 것도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한국학술연구원에서 박 전 의원을 만나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국회의원직 상실 이후 대외적으로 활동이 줄었다. 최근 근황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까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국가정책의 두 축인 정치와 경제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는 학술회의를 지속하고 있다. 1년에 4차례 ‘KOREA OBSERVER’라는 제목의 영문계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연구원이 올해로 51년을 맞았다. 연세대학교 김명회 교수가 만든 작은 연구소다. 지난 1997년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넉 달 전에는 인천 중구에 있는 집을 팔고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최근에 어머니를 모시려고 고향인 강화군 석모도에 집을 짓고 있다.”  

검찰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2014년 6월에 현금 2000만원이 든 가방을 도난당했다. 당시 112신고에 대한 수사기록을 검찰이 가지고 있다. 검찰에서는 도난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유 없이 수사를 중단했다. 당시 수사기록을 근거로 현금과 가방을 훔친 용의자를 고소하려고 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신고인의 진술조서에 대해서만 기록 열람 등사신청이 가능하다고 했고, 정보공개 결정을 통지하지 않았다. 정보공개법에는 비공개 이유와 불복방법, 불복절차를 구체적으로 통지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뒤, 종결 처리됐다는 문서를 받았다. 검찰이 법을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당시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는데. 

“내 부덕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여전히 그런 생각이다.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 죄가 되지 않는다고 봐서 대응 하지 않았다. 검찰이 당시 기소한 범죄사실이 10가지나 됐다. 범죄혐의 액수도 12억원이 넘었다. 재판과정에서 대부분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중 2003년과 2007년에 두 차례에 걸쳐 고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에게 받은 약 5억원의 전별금을 검찰은 정치자금으로 봤다. 나는 그 시기에 정치인이 아니었다. iTV 경인방송 사장이었다.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치더라도 공소시효 5년이 지났었다. 그 돈을 정치에 쓰지도 않았다. 차에서 발견된 돈도 띠지를 통해 내가 거래하는 통장에서 나온 것으로 검찰에서 밝혀졌다. 불법 공천헌금도 아니다.”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보는 이유가 있는가.

“당시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법조계 인사를 통해 최재경 인천지검장에게 빨리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최 지검장은 ‘보궐선거 기간에 여당의원을 불러다 조사해 선거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법조계나 검찰에서는 대한제당 전별금 말고는 크게 죄가 될 것이 없다고 했다. 또 당시 네덜란드와 물류협상을 앞두고 해외출장이 예정돼 있었다. 청와대, 외교부와도 이야기가 된 사항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갑자기 출국정지를 결정했다. 그 시기에 세월호 참사 사건으로 수배됐던 유병언이 시체로 발견됐다. 검찰은 석 달 동안 유병언을 잡지 못했었다. 여론이 박근혜 정부에게 불리했다. 국면전환이 필요해 청와대와 검찰이 내 사건을 사정으로 몰아간 것이다. 당시 여당 2명, 야당 3명의 국회의원이 내사 중이었다. 나를 포함해 여야 3대 3으로 균형을 맞춘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부가 아닌 정치검찰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의 기본 의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절도범을 잡아달라는 신고가 이렇게 됐다. 절도범이 의인이 됐다. 이게 나라냐 싶다. 국민들에게 나쁜 놈으로 낙인 찍혔다. 너무 억울하다. 대한민국 검찰의 수사방식이라면 갓 태어난 아이 빼고는 죄를 안 지은 사람이 없다. 대한민국 검찰은 대통령이 취임하고 2년 동안 바짝 엎드려 있다가 3년째부터 완전히 다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검찰을 너무 키웠다. 검사장이 차관급이 됐다. 예전 인천시장은 내무부에서 2급 국장이 내려왔다. 검찰이 더 높다. 완전 공안검찰을 만든 것이다. 그 잔재가 김기춘 아닌가.” 

검찰로부터 정보공개청구 자료를 받으면 달라지는 게 있나. 

“대한민국 국회의원도 검찰에게 이렇게 당하기만 하는데, 일반 국민들은 어떻겠나 싶다. 국민들에게도 내 사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다. 지금으로서는 수사기록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예단 할 수 없다. 우선 자료를 받아봐야 한다. 우선 검찰의 상고 여부를 기다려 봐야겠지만, 검찰이 제대로 된 자료를 건네줄지에 대해서는 알 수 가 없다. 자료를 받게 되면 변호사와 논의해 볼 계획이다.”

앞으로 계획은.

“할 일이 많다. 인천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향인 강화군과 석모도에 대한 여러 가지 구상을 가지고 있다. 외교와 안보, 통일, 경제 분야에서도 역할을 하고 싶다. 다시 국회의원으로 국회에서 활동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기업을 운영해 온 경험을 살리고 싶다. 정치권보다는 행정경영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