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전 문제로 ‘삐걱’
  • 베트남 하노이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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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 IMC 막판 확정되며 취재진 대혼란
김 위원장 묵을 호텔 멜리아 호텔에서 미국 기자단 철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도 회담 전날에야 공개되는 등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 일정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회담장 역시 2월26일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의 동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북한의 경호 스타일 탓이지만, 베트남 정부의 미흡한 회담 준비도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이 회담장소로 확정된 것은 2월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히면서다. 이후 베트남은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2월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으로 보내, 김 위원장 방문 일정을 조율했다.  

정상회담과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당초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NCC)가 회담장 또는 프레스센터(IMC)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막판에 가서야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프레스센터의 경우, 회담이 열리기 불과 열흘 전인 2월18일에 가서야 구 소련 시절에 지어진 베트남-소련 우호노동문화궁전(Culture friendship Palace)으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NCC 근처에 숙소를 정한 언론사들이 대거 숙소 및 방송 시설을 옮기는 등 소동을 빚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우리나라 국영방송사인 KBS의 경우, 당초 NCC가 내려다보이는 인근 고층 빌딩에 숙소와 스튜디오를 마련했지만 회담장이 막판까지 결정되지 않으면서 전격적으로 옮겼다는 후문이다. 

회담장뿐만 아니라 세부 일정도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응웬 뿌 쫑 국가주석이 현재 라오스·캄보디아를 방문하고 있어, 베트남 정부가 회담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 연합뉴스

 

베트남 최고지도자 해외 순방으로 의전 우왕좌왕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가 결정되는 과정에서도 해프닝이 발생했다. 김 위원장 숙소로 결정된 멜리아호텔은 당초 백악관이 미국 취재진을 위한 프레스센터로 제공했지만, 막판에 이곳이 숙소로 결정되면서 미국 취재진이 뒤늦게 IMC로 장소로 옮겼다.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 숙소와 미국 프레스센터가 함께 운영될 것 같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경호상의 이유로 북한이 미국 프레스센터의 철수를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측은 2월25일 안내문을 통해 “우리 호텔에 머무는 국가 정상(Head of State)의 방문에 따른 베트남 정부의 외교 의전에 따라 호텔 로비에 보안검색대가 설치될 예정임을 알린다”고 뒤늦게 알려 투숙객들의 불평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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