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본능’ 트럼프, 김정은 만나러 간 베트남서 23조원 계약 수주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2.28 10: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베트남 주석, 비엣젯-보잉 항공기 구매 계약 확보
트럼프는 베트남 국가주석에 美 국빈방문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사업가 본능을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담판'을 짓기 위해 방문한 베트남에서 210억 달러(23조원) 수준의 대형 계약을 수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액의 선물을 안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요청하면서 대가를 주는 모습을 연출했다.

백악관의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첫 날에만 미국과 베트남 사이에 2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이뤄졌다. 베트남 항공사 비엣젯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보잉-737 항공기 100대를 127억 달러에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비엣젯은 미국 기업 제너럴일렉트릭의 엔진 215개도 구입하기로 했다. 또 다른 베트남 항공사 뱀부항공은 보잉-737 항공기 10대를 30억 달러에 구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27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27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비엣젯과 보잉 등의 계약 서명식을 직접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약 이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의 회담에서 "오늘 보잉 및 제너럴일렉트릭과 (베트남의) 거래가 이뤄진 것을 정말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베트남이 (미국의) 군사 장비 (구입)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베트남과 미국 기업의 계약은 양국의 심화하는 경제적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계약으로 미국인 일자리 8만3000여 개를 지키게 됐으며, (보잉 항공기 수출로) 베트남인과 국제 여행자들의 안전도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측에서도 쫑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해 계약에 관심을 보였다. 푹 총리는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미국의 경제가 성장해야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성장한다"면서 "미국의 경제적 활약에 축하를 보낸다"고 화답했다.

미국 또한 베트남 측에 정치적 선물을 안겼다. 쫑 국가주석을 미국 국빈 자격으로 초청한 것이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쫑 국가주석에게 연내 미국을 국빈방문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계약을 수주한 데 대한 답례로 국빈초청을 한 모양새가 됐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