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할땐 이런 운동 하세요”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5 15:00
  • 호수 15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위·미세먼지 걱정 없는 실내 근력운동 봇물

미세먼지 때문에 실외 활동이 적은 시기다. 막상 헬스클럽에 등록하려 해도 시간이 맞지 않거나 비용이 부담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과 사무실 등 실내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신체 활동이 적은 시기엔 근력이 떨어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근력운동 중심의 홈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근력운동은 특히 근육량이 줄어드는 중년 이후엔 필수다.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몸을 앞과 뒤로 나눌 때, 나이가 들면 앞뒤 균형이 무너져서 점점 몸이 앞으로 구부러진다. 나이가 들수록 몸 앞쪽 근육은 짧아지고 뒤 근육은 약해진다. 짧아진 앞 근육은 늘리고, 약해진 뒤 근육을 강화하면 좋다. 운동할 때 9대1 정도로 뒤 근육을 주로 강화하면 앞뒤 균형이 맞아 자세가 바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근력을 키우는 것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쉽게 하고, 낙상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력운동은 근육의 피로가 느껴질 정도의 강도로 반복해야 효과적이다. 또 근육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1~2일 간격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같은 운동을 해도 겨울은 여름보다 체력 소모가 증가하므로 운동량을 10~20% 줄이는 게 좋다. 또 운동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굳은 근육과 관절을 풀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특정 운동을 한 후 통증이 생긴다면 해당 운동이 본인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예컨대 허리 뒤쪽 관절이 좋지 않아 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할 때 관절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은 본인에게 맞지 않으므로 피하거나 통증이 없는 범위까지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가정의학과, 스포츠과학센터,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홈트레이닝 방법 7가지를 종합했다. 스쿼트·런지·레그레이즈·계단 오르기·실내 자건거 타기는 다리 근력을 높이는 운동이고, 플랭크·윗몸일으키기는 복근과 팔 근육 발달에 좋다.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운동으로는 발레 스트레칭과 요가가 있다. 발레는 여성 전용이라고 생각하지만,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육량을 늘리는 동작이 많아 몸이 뻣뻣한 남성에게도 좋다. 온종일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만지는 직장인의 자세 교정에 탁월하다. 

머리는 천장에서 누가 잡아당기듯 척추를 일직선으로 꼿꼿이 세우고, 어깨는 반대로 누가 양손을 바닥으로 잡아당기듯 아래로 끌어내려야 한다. 복부엔 힘을 주는 동시에 괄약근을 조인다. 김 교수는 “반동을 주지 않고 끝까지 스트레칭을 한 상태로 10~20초 유지한다. 반동을 주면 스트레칭 효과가 반감되고 부상 위험도 커진다”고 조언했다. 

요가는 심신을 다스리는 운동으로 명상·호흡·스트레칭을 결합한 운동이다. 요가를 하는 동안 호흡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몸이 따뜻해지고 혈액 순환이 잘된다. 고혈압이나 협심증 등과 같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요가는 혈압을 안정시키는 운동으로 안성맞춤이다. 요가에는 복부 마사지 효과가 있는 동작이 많아 소화 능력도 향상된다.  

운동 습관이 몸에 배면 다양한 운동을 한번에 하는 방법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크로스핏이다. 크로스핏은 크로스 트레이닝(cross training)과 신체 단련을 의미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말로, 여러 종목을 번갈아 하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운동이다. 유산소운동·역도·체조 등을 혼합한 방식이다.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섞었기 때문에 근력뿐만 아니라 심폐 지구력과 유연성까지 발달한다. 예컨대 러닝머신을 400m 뛰고, 바벨(아령)을 들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20회 한 후, 사이클을 타고, 1분 쉬는 방식이다. 4~5가지 운동을 25~30분 동안 쉴 틈 없이 이어가는 것이다.  

자세나 방법을 잘 모를 땐 동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유튜브와 인터넷TV(IPTV)는 경쟁적으로 홈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눈으로 보면서 운동법을 익힐 수 있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운동량·시간 등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운동 패턴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홈트레이닝 용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는 1월1~14일 2주간 홈트레이닝 제품 매출이 전주(2018년 12월18~31일) 대비 1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도 150% 이상 늘었다. 제품별로는 스쿼트 머신, 근력 밴드, 트레드밀 순으로 수요가 높았다.  

도움말=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삼성서울병원 스포츠과학센터

ⓒ freepik

 

올바른 운동기구 선택법 6가지 

운동기구를 선택하는 요령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과학센터는 운동기구 선택요령 1순위로 ‘지속적인 사용 여부’를 꼽는다. ‘내가 운동기구를 사용해 규칙적으로 장기간 운동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운동기구를 한두 달 활용하다 결국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한두 달 사용하려면 운동기구를 사지 않는 편이 낫다. 

둘째는 운동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만일 비만 상태에서 무릎 통증이 있거나 관절염이 있다면 트레드밀보다 체중 부담을 적게 주는 실내 자전거가 적절하다. 비만하지만 관절에 문제가 없고, 젊고, 역동적인 운동을 원하거나, 요통 때문에 앉아 있기 힘든 사람이라면 자전거보다 트레드밀이 좋다. 또 복부비만을 줄일 요량으로 관련 기구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걷기·조깅·자전거·수영 등 전신 근육을 사용하면서 리드미컬한 운동을 하면 더 많은 지방을 연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셋째, 운동기구를 직접 보고 결정한다. 견고한지, 의자에 장시간 앉아도 편한지, 손잡이는 불편하지 않은지, 허리나 관절과 근육에 어느 정도 느낌을 주는지를 신경 써야 한다. 

넷째, 간단히 작동하고 간편한 것을 산다. 작동이 단순하고 소음이 적은 운동기구가 바람직하다. 비싼 장비일수록 조작이 어렵고 복잡해서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많아진다. 기능이 많다고 운동에 더 효과적이지도 않다. 
다섯째, 집 안 공간을 고려한다. TV나 매장에서는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던 기구도 정작 집 안 공간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여섯째, 비싼 장비라고 좋은 게 아니다. 고가나 저가보다 중간 가격대의 제품이 무난하다. 예컨대 수동식 트레드밀은 값이 싸지만 사용하는 데 약간 투박하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