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골든타임 ‘빠를수록 좋다’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09 12:00
  • 호수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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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욱의 생활건강] 10분도 늦다, 빨리 응급실로 가라

최근 친한 후배 두 명이 뇌졸중으로 입원했다. 한 명은 갑자기 눈 한쪽이 안 보여서 안과에서 검사를 받다가 뇌졸중으로 진단받았다. 얼마 전 무심코 했던 문신이 화근이었다. 문신할 때 피부 상처를 통해 균이 들어가서 혈관을 타고 심장에서 심내막염을 일으켰고, 심장 염증에서 나온 병균 덩어리가 혈관을 타고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은 것이다. 특히 후두부에 있는 눈과 관련된 혈관을 막아 왼쪽 눈이 안 보이게 됐다. 

또 한 명은 30대 후반의 젊은 친구다. 하루는 밥을 먹는데 자꾸 흘렸다. 친구들이 말이 좀 어눌해졌다고 하고,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낼 때도 마음먹은 대로 써지지 않아 응급실을 찾아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 연합뉴스
뇌졸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 연합뉴스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는 몹시 당황하게 되는데, 대처 요령을 알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간의 대처 방법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뇌졸중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다. 물론,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편마비, 눈이 안 보이는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면 누구나 응급실로 달려간다. 그러나 두통, 구토, 약간의 마비 증상이 있을 때는 긴가민가해 응급실로 가지 않는 사람이 많다. 두통은 여러 가지 질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데, 뇌졸중의 두통은 양상이 좀 다르다. 일반적인 두통이 지끈지끈 아프다면, 뇌졸중의 두통은 머리 전체가 깨질 듯이 아파 도끼로 찍힌 듯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구토 증상도 뭘 잘못 먹어서 토하는 것과는 다르다. 속이 안 좋거나 토할 것 같은 느낌 없이 갑자기 심하게 뿜는 ‘분출성 구토’가 특징이다. 또 말이 약간 어눌해지거나 물을 마실 때 물을 흘리고, 한쪽이 미세하게 힘이 빠져서 마치 다리를 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때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변 사람들이 병원에 가 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이 왔을 때 집에서 할 일은 없다”

뇌졸중이 의심돼 빨리 병원으로 가 보라고 하면 외래진료로 예약하고 예약 날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뇌졸중은 가능한 한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몇 시간일까? 뇌졸중 골든타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가 정답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시간이 갈수록 뇌손상 부위가 넓어지므로, 1분이라도 빨리 병원을 찾을수록 뇌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응급실에 가더라도 CT 촬영하고, 수술 준비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되므로 문제가 생기고 10분 안에 병원에 갔다고 하더라도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다. 

한편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람을 집에서 어떻게 해 보려고 주무르거나 물을 마시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시간이 지체돼 골든타임을 놓친다. 물이 폐로 흡인돼 흡인성 폐렴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집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만약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를 봤다면 일단 바르게 눕힌 후, 숨을 잘 쉬는지 확인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빨리 119에 도움을 청해 달라고 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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