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60%, ‘의료기관 인증’ 외면
  • 인천 =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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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78곳 중 80곳만 의료기관 인증
치과·한방병원 의료기관 인증 받은 곳 단 한 곳도 없어
‘불인증’ 요양병원 4곳·정신병원 1곳도 버젓이 진료 중

 

인천의 한 병원에 부착된 의료기관 인증마크 ⓒ 이정용 기자
인천의 한 병원에 부착된 의료기관 인증마크 ⓒ 이정용 기자

인천시내에 들어서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약 60%는 ‘의료기관 인증’ 제도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이서 환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이 돈벌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3일 인천시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 들어 서 있는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은 총 178곳이다. 규모별로 상급종합병원이 3곳이고 종합병원 16곳, 병원급 의료기관 57곳, 요양병원 65곳, 한방병원 25곳, 치과병원 7곳, 정신병원 5곳 등이다.

이들 의료기관들은 환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주요 골자로 한 의료기관 인증 제도의 참여 대상이다.

앞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2010년부터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의료기관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은 의료기관 인증이 전제 조건이고,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2013년부터 개원허가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 의료기관들 중 올해 2월 기준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총 80곳(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10곳 중 4곳 정도만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인천지역 종합병원들 중 인천백병원과 온누리병원, 검단탑병원, 성민병원, 인천적십자병원, 인천기독병원 등 6곳은 의료기관 인증을 받지 않았다. 또 병원급 의료기관 49곳도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하지 않았다. 한방병원과 치과병원은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개원허가를 받은 지 1년이 넘도록 의료기관 인증을 받지 않은 ‘불인증’ 의료기관이 버젓이 진료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인증 요양병원은 금강요양병원과 소망요양병원, 청담재활요양병원, 성로요양병원 등 4곳이고, 불인증 정신병원은 삼정병원이다.

 

“의료기관 인증은 당연한 투자로 봐야”

이런 가운데 병원급 의료기관들 중 대부분이 의료기관 인증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의료기관 인증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 관계자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의료기관 인증이 의무가 아니라 자율이다”며 “의료기관 인증 조건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은 의료기관이 환자의 안전을 고려한다면, 의료기관 인증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 인증 과정에 비용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소요되는 당연한 투자라는 것이다.

게다가 의료기관 인증 제도를 자율로 정해놓은 것이 의료기관 인증을 외면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주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략기획단장은 “의료기관 인증을 자율로 정해놓은 것은 의료기관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며 “병원급 등 중·소형 의료기관들이 의료기관 인증을 받으면 의료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을 해소하려면 일차의료기관도 인증을 받고 국민들이 믿고 찾아갈 수 있도록 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지역 종합병원들 중 의료기관 인증을 받지 않은 인천백병원과 검단탑병원, 성민병원, 인천적십자병원, 인천기독병원 등 5곳은 올해 하반기 중에 의료기관 인증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진료지원체계와 환자진료체계, 기본가치체계 등의 의료기관 인증 평가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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