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불꽃축제 ‘어쩌나’…미세먼지·발암물질 배출
  • 인천 =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3.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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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만공사 다음달 26일 불꽃축제…폭죽 1만 발 이상 폭발
벤젠·다이클로로메테인·톨루엔 뿜어내…“불꽃축제 개최 재고해야”
지난 7일 인천항만공사 등 5개 기관이 인천 크루즈 불꽃 페스티벌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우 신한은행 은행장 대리 부행장,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고남석 인천시 연수구청장,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서병조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원장) ⓒ 인천항만공사
지난 7일 인천항만공사 등 5개 기관이 인천 크루즈 불꽃 페스티벌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우 신한은행 은행장 대리 부행장,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고남석 인천시 연수구청장,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서병조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원장) ⓒ인천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IPA)는 4월26일 ‘인천 송도 크루즈 불꽃축제’를 개최한다. 인천항 국제 크루즈터미널 개장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불꽃축제는 오후 8시부터 4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IPA 관계자는 “불꽃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꽃축제에는 약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IPA는 5인치와 7인치짜리 소형 폭죽과 12인치짜리 대형 폭죽 등을 최소 1만 발 이상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중 12인치짜리 대형 폭죽은 지상 70~80m까지 날아오른 후 터진다.

문제는 폭죽이 터질 때,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물질도 뿜어져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 다수의 발암물질이 배출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도 일찌감치 발표된 바 있다. 이는 강원도와 춘천시가 추진하는 ‘세계 불꽃축제’의 개최 여부를 놓고 시민·사회단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꽃축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발암물질 등이 인천시내 등 수도권지역으로 날아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봄철에는 북서기류 패턴이 잦다”며 “중국 발 황사가 유입되는 것도 북서기류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IPA가 미세먼지와 발암물질을 배출하는 데 거액의 국민혈세를 쏟아 붓는 셈이 된다.


“폭죽 터질 때 ‘벤젠’ 등 1군 발암물질 발생”

폭죽이 터질 때 발생하는 환경적 유해성은 이미 과학적 분석을 통해 입증됐다. 부경대학교 대학원 지구환경공학과와 부경대학교 다이옥신연구센터는 2006년에 ‘폭죽의 연소에 의한 HAPs(대기오염물질)의 발생과 안전관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한국환경분석학회지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폭죽이 연소할 때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는 일반 대기의 약 330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운대해수욕장의 여름철 야간개장 기간에, 폭죽이 터졌을 때의 대기 중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다.

폭죽의 연소에 의해 생성된 대기오염물질은 주변으로 확산·희석돼 해운대해수욕장의 대기 중에 존재했다. 폭죽 연소의 영향을 받은 해운대해수욕장의 야간 대기 중 대기오염물질 수준은 1827ppb로 조사됐다. 여름철의 일반적인 대기(5.55ppb)보다 무려 329배나 높은 수준이다.

주목해야할 점은 폭죽이 연소할 때, ‘벤젠’과 ‘톨루엔’, ‘다이클로로메테인’의 농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당시 벤젠은 690ppb에 달했고, 톨루엔은 557ppb, 다이클로로메테인은 476ppb로 조사됐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분류기준에 따르면, 벤젠은 1군 발암물질이고 다이클로로메테인은 2군 발암물질이다. 1군 발암물질은 인체에 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이고, 2군 발암물질은 인체에 암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톨루엔은 벤젠에 함께 노출된 경우, 백혈병 같은 조혈기계 문제를 일으킨 보고가 있다.

이 논문은 ‘폭죽을 단순히 오락으로 즐기고 있지만, 연소할 때 인체의 건강에 유해한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는 만큼 폭죽 시판 및 사용에 대한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항 미세먼지 줄인다더니…축제 제고해야”

인천항은 인천지역의 미세먼지 주범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선박들이 미세먼지를 만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약 13%가 선박에서 배출됐다. 

IPA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제로 2017년에 인천시와 수도권대기환경청,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전력 인천지역본부,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 한국선급 등 항만·환경·에너지 분야의 8개 기관과 ‘선박 배출 미세먼지 감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2013년에는 ‘인천항 그린포트(Green Port) 구축 종합계획’도 수립했다. 오는 2025년까지 선박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산화물을 약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탄소관리플랫폼과 LNG 냉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친환경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마련해 놓고, 미세먼지와 발암물질을 배출하는 불꽃축제를 진행하는 셈이다. IPA 관계자는 “매년 불꽃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아니다”며 “불꽃축제와 관련한 환경적인 문제 등을 다시 한번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그동안 불꽃축제가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행사이긴 했지만, 미세먼지 등 대기문제가 지속되는 요즘에는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폭죽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만큼 불꽃축제를 진행하는 것을 재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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