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분증·개인정보 서류’ 이면지로 방치한 오산시 ‘보안 불감증’
  • 경기 오산 = 서상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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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부 지자체 '개인정보 유출' 사각지대
“개인정보 노출한 점 상당히 심각, 문제 발견시 징계처분"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관공서가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의 사각지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자체는 신분증 사본 등 각종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문서를 아무렇지 않게 방치하고, 심지어 이면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오산시차량등록사업소에서 각종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문서를 무단 방치하고, 심지어 이면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저널 서상준
경기도 오산시차량등록사업소에서 각종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문서를 무단 방치하고, 심지어 이면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저널 서상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차량등록사업소. 출입구 왼쪽 이면지함에는 각종 매매이전 서류를 비롯한 위임장, 보험가입증명서, 리스조건표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수십 장의 문서가 쌓여 있었다. 심지어 운전면허증 사본도 이면지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 문서에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수많은 개인정보가 드러나 있었지만, 관리하는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사저널 취재진이 수십 장의 문서를 들여다보고 있음에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경기도 오산시차량등록사업소에서 각종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문서를 무단 방치하고, 심지어 이면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저널 서상준
경기도 오산시차량등록사업소에서 각종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문서를 무단 방치하고, 심지어 이면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저널 서상준

 

20일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면지함에는 또 다른 명의의 자동차보험 가입증명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기자가 민원실 직원에게 이면지 사용해도 되느냐고 묻자, 해당 직원은 필요하면 사용해도 된다고 친절하게 답변했다.

가입증명서에 기재된 연락처를 통해 개인정보 노출 피해당사자 가운데 이모씨와 통화를 했더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최근 오산차량등록사업소에 가입증명서를 팩스 발송(확인 결과 20일 오전 946) 한 사실이 있는데 개인정보 서류를 파쇄하지 않고 이면지로 사용하고 있다니 황당하다개인정보가 얼마만큼 중요한지 관공서가 더 잘 알텐데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오산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차량 등록과 관련된 민원 업무를 매일 400~500건 처리한다. 차량 이전 등록시 약 5종류의 서류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매일 수천 건의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성복 오산시 차량등록사업소장은 “(이면지함은)그쪽은 대행업체에서 주로 업무를 보는 공간으로 공무원이 관리하지 않는다고 둘러댔다. 그러면서도 퇴청하면서 담당 직원이 처리해야 하는데 신경을 안 썼던 것 같다.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관리책임자인 이제구 오산시청 정보통신과장은 개인정보를 그대로 노출한 점은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 들여진다앞으로 개인정보 관련해서 주기적으로 교육할 뿐만 아니라, 해당 부서장과 관련 부서는 감사실에 의뢰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징계처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수집, 유출, 오용, 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개인정보를 본래의 목적 외로 이용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이 법의 보호대상인 개인정보는 주민등록, 각종 납세자료는 물론 개인 신상에 관한 모든 정보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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