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학의 사건’에 박충근 전 차장검사 등장하는 이유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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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 “윤중천과 박충근 상당한 친분관계”…박 전 차장검사 측근 “김학의 전 차관을 윤중천에게 소개한 적 없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3월26일 공개한 제보 편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3월26일 공개한 제보 편지.

대검찰청 산하 ‘김학의·윤중천 별장 특수강간 사건’ 진상조사단이 3월26일 한 통의 제보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제보자는 “소위 별장 접대에… 김학의 검사장을 그런 험지에 빠지게 한 분이 ○○○(현 변호사)다”라며 한 변호사를 ‘키맨’으로 지목하고 나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편지가 공개되자 제보 편지에 등장하는 변호사가 누군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됐다. 확인 과정에서 기자는 2013년 당시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수사한 경찰 고위 관계자로부터 중요한 증언을 들었다. 그는 “수사 당시 박충근 전 춘천지검 차장검사의 이름이 나왔다”면서 “편지 내용으로 볼때 박 전 차장검사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기록에 박 전 차장검사가 등장한다. 자세한 사항은 수사기록을 살펴봐야겠지만, 당시 윤중천 전 대표와 박 전 차장검사가 상당한 친분관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박 전 차장검사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박 전 차장검사는 답변하지 않았다. 현재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박 전 차장검사 사무실을 직접 방문했지만, 로펌 측은 “(박충근 변호사는) 오늘 지방재판으로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차장검사의 측근 인사를 통해 제보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이 박 전 차장검사라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이 측근 인사는 기자에게 “박 전 차장검사가 오늘 오전에 문제의 편지를 접하고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박 전 차장검사가) 자신은 김 전 차관을 윤 전 대표에게 소개한 바도 없다”며 “아마도 진상조사단 내부 알력 다툼 때문에 내가 거론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 이후부터 박 전 차장검사는 외부로부터 오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차장검사 측근은 또한 “과거 박 전 차장이 윤 전 대표 부인의 변호를 맡은 적이 있고, 윤 전 대표와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왔다”면서도 “(편지 내용처럼 박 전 차장이) 김 전 차관을 윤 전 대표에게 소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춘천지검에 오기 훨씬 이전부터 윤 전 대표와 친분관계를 가진 것으로 (박 전 차장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제보 편지에 따르면, 제보자는 자신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춘천지검장이던 시절 춘천지검에 근무한 검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당시 소위 별장 접대에 대해 춘천지검에 알만한 검사들은 다 안다”며 “김학의 검사장을 그런 험지에 빠지게 한 분이 당시 A(현 변호사)다”라고 밝혔다. 

이어 “(A 변호사가) 거의 매일 술을 드셨고 윤중천 사장을 김학의 검사장님에게 소개시켜준 분”이라며 “문제가 된 별장에서의 음주도 동석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자주 그곳을 드나들면서 당시 부장검사나 서울에서 온 지인들을 데리고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분이 왜 조사에서 누락되었는지 혹시 과거사진상조사위원장인 김갑배 변호사와 절친(사시 17기 동기)여서 그런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지난번 검찰에서의 수사시에도 소환통보를 받고 일제(일절) 변호사 사무실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차장검사와 김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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