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여론조사] 10명 중 8명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 생각”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9 15:00
  • 호수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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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미세먼지 폭발했다
‘정부 대처 부정평가’ 응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한반도가 미세먼지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뿌연 하늘과 탁한 공기는 이제 일상이 됐다. 도심은 온통 마스크 행렬이다. 
우려를 넘어 공포로 다가왔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 가고 싶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안과 불만이 동시에 치솟고 있다. 미세먼지 감옥에 갇힌 대한민국, 어떻게 해야 숨통을 틔울 수 있을까.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대책 및 현장 르포, 외국의 사례,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특별 취재했다.

ⓒ 시사저널 최준필
ⓒ 시사저널 최준필

20·30대 10명 중 8명이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인 4명은 이민 생각을 자주 한다고 답변해 20·30대 젊은 층의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과 불만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20·30대 연령층에서 높게 나왔다. 미세먼지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도 20·30대에서만 유일하게 90%를 넘겼다. 응답자 10명 중 5명은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을 중국 등 국외 유입으로 보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도 연령층이 낮을수록 더 두드러졌다. 20·30대에서는 10명 중 7명이 중국 등 국외 유입이 원인이고, 10명 중 6명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0명 중 8.4명 “중국 책임 크다”

시사저널이 포스터데이터에 의뢰해 3월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세먼지 관련 여론조사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30.6%가 ‘생각한 적 있다’, 29.1%가 ‘자주 생각한다’고 답변해 전체 응답자 중 59.7%가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연령층에서 이민에 대한 생각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의 경우 ‘자주 생각한다’ 41.3%와 ‘생각한 적 있다’ 36.8%, 30대는 ‘자주 생각한다’ 43.7%와 ‘생각한 적 있다’ 34%로 집계돼 이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는 응답자가 80%에 육박했다.

정부 대처의 적극성을 묻는 질문에는 ‘적극적이지 않다’(45.2%)가 ‘적극적이다’(34.4%)는 응답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20대의 경우 ‘적극적이지 않다’ 58.7%와 ‘적극적이다’ 22.8%, 30대는 ‘적극적이지 않다’ 54.1%와 ‘적극적이다’ 33.6%로 나타나 젊은 층에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60대 이상에서 ‘적극적이다’(41.1%)는 긍정 평가가 ‘적극적이지 않다’(34.6%)는 부정 평가보다 높게 나온 것과 대조된다.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 등 국외 유입’(55.5%)을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응답률은 30대(70.6%), 20대(74.4%) 등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더 높게 나타나 60대 이상(37.3%)과 차이가 컸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중국 등 국외 유입 대책 마련’(51.4%)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20대(66.2%), 30대(59.8%) 등 젊은 층이 60대 이상(40.3%)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중국의 책임 정도를 묻는 질문에도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전체적으로 84.3%로 조사된 가운데 20대(93.3%), 30대(89.8%)와 60대 이상(77.3%)은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중국 정부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잘못하고 있다’(58.3%)는 부정 평가가 ‘잘하고 있다’(20.7%)는 긍정 평가보다 전체적으로 3배 가까이 많았다.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의 불편은 이미 일상화됐다. ‘미세먼지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85.2%)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14.3%)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매우 그렇다’(53%)가 절반을 넘었고 ‘전혀 그렇지 않다’(1.4%)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차량 2부제를 민간 영역으로 확대 시행한다면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참여하겠다’(62.3%)가 ‘참여하지 않겠다’(33.7%)는 응답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지금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날 행정·공공기관만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월21일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반기문 역할론’ 52.4% “도움 될 것이다” 

미세먼지 해결 범국가기구 위원장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 범국가기구 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21일 반 전 총장을 만나 위원장직을 제안했고, 반 전 총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인 기구가 출범하게 됐다.

시사저널의 미세먼지 관련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전 총장의 역할이 미세먼지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반기문 역할론’을 묻는 질문에 ‘도움이 될 것이다’(52.4%)가 ‘도움이 안 될 것이다’(38.8%)는 답변보다 많았다.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도움이 될 것이다’는 응답률이 20·30대(41.5%)보다 50대(64%)와 60대 이상(63.3%)에서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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