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한테 미세먼지 마스크 씌워야 하나요?”
  • 오종탁·조문희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3.31 15:00
  • 호수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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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희 수의사가 말하는 ‘반려동물 미세먼지 대처법’

“또 미세먼지 ‘나쁨’이야? 숨 좀 편히 쉬고 싶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탄식이다. 사람은 그나마 미세먼지가 얼마나 나쁜지 알고 불평이라도 할 수 있다. 말 못 하는 반려동물에게 미세먼지는 그야말로 소리 없이 건강을 파괴하는 존재다.

더 큰 문제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보호자들이 무지하거나 대비를 전혀 하지 못하는 중이라는 데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 모두 ‘나쁨’ 수준을 보인 3월27일 오전 서울 시내에선 평소와 다름없이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보호자 대부분은 미세먼지 흡입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반려견들은 하나같이 무방비 상태였다. 혀를 내밀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반려견들에게 마스크라도 씌워야 하는 걸까. 이환희 수의사에게 물었다.

유튜브 시사저널TV가 반려견에게 직접 미세먼지 흡입 방지용 마스크를 씌워보고 있다. 마스크가 익숙지 않은 반려견은 몸을 뒤틀며 거부했다. ⓒ 시사저널TV
유튜브 시사저널TV가 반려견에게 직접 미세먼지 흡입 방지용 마스크를 씌워보고 있다. 마스크가 익숙지 않은 반려견은 몸을 뒤틀며 거부했다. ⓒ 시사저널TV

반려동물을 산책시킬 때 전용 미세먼지 마스크를 씌워야 하나요.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는 이유는, 냄새를 맡게 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씌워서 주둥이를 꽉 막아버리면 냄새 맡는 즐거움이 사라지겠죠. 산책의 목적을 고려해 보호자들이 적절히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반려동물들은 입마개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이 마스크 쓰기를 싫어합니다. 어떻게 적응시켜야 하나요.

“마스크에 친숙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반려동물이 먼저 관심을 보이고 다가왔을 때 간식을 주세요. 그런 다음 조금씩 입 주변에 마스크를 갖다 대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입에다 끼워보고, 적응이 됐다 싶으면 줄을 끼우세요. 이 단계가 너무 빨리 이뤄져선 안 됩니다. 동물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단계를 진행해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반려동물을 산책시킨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좋나요.

“우선 산책 전후로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는 게 좋습니다. 산책하고 나서는 빗질을 하거나 목욕을 시켜 몸에 붙은 먼지를 깨끗하게 털어내 주세요. 먼지가 몸에 오래 붙어 있으면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엔 어떤 게 있을까요.

“간식을 이용해 냄새를 맡게 하는 놀이를 해 보세요. ‘노즈워크’ 같은 장난감들이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평소에 자주 함께 호흡하면서 놀아주면, 반려동물들이 실내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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