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인데…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3.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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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다 수면 시간을 먼저 확보해야 

 

흔히 '잠이 보약'이라고 말합니다. 보약은 몸을 보호해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냅니다. 최근 고혈압 환자에게 잠은 신장병 예방을 위한 보약이라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부산동의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3200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에 따라 5시간 이하, 6시간, 7시간,  8시간,  9시간 이상 등 5개 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알부민뇨(단백뇨) 유병률을 살폈습니다. 알부민뇨는 신장 손상을 확인하는 지표입니다.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이 소변으로 많이 배출될수록 신장은 좋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알부민뇨 유병률은 16.3%였습니다. 5시간 이하 수면 그룹의 알부민뇨 유병률은 20.5%, 9시간 이상 수면 그룹은 21.1%였습니다. 그러나 6시간, 7시간, 8시간 수면 그룹은 각각 14.9%, 14.1%, 14.7%였습니다. 

비만을 만병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암은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의 병입니다. 당뇨병은 수많은 합병증 때문에 암보다 무서운 병으로 인식됩니다. 급사의 원인은 심뇌혈관질환입니다. 치매는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이들 질병에 대한 완치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 의학자들은 이들 질병을 한 번에 예방하는 '보약'을 찾아냈습니다. 잠입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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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7년 한국인(성인)의 하루 수면 시간은 6시간24분이었습니다. 2013년 6시간53분보다 짧아졌습니다. 잠을 잘 자는 편이라는 사람은 2007년 75%에서 2017년 63%로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은 25%에서 34%로 늘었습니다. 참고로, 미국국립수면재단이 권고하는 수면 시간은 성인 기준으로 7~9시간입니다. 이보다 너무 짧거나 오래 자도 건강에 문제가 생깁니다. 

잠을 충분히 자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수면센터 의사들이 첫 손가락으로 꼽는 방법은 '자는 시간을 먼저 확보하라'입니다. 우리는 보통 일하고, 생활을 하고 남는 시간에 잠을 잡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24시간 중에 자는 시간을 먼저 정해놓고 나머지 시간에 일이나 생활을 하라는 겁니다.

자신에게 적당한 수면 시간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낮에 TV를 시청하거나 지하철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졸리면 잠이 부족하다고 보면 됩니다. 잠에서 깨고 3~4시간이 지난 후에 뇌 활동이 활발해지는데 그때까지도 몽롱한 상태라면 잠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또 아침에 알람 소리 없이 자연스럽게 깨야 충분히 잠을 잔 것입니다. 

자신에게 적절한 수면 시간이 7시간이라고 가정합시다. 직장에 출근해야 하므로 6시에 일어나야 한다면 최소한 밤 11시에는 자야 합니다. 바로 잠에 빠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20~30분 전부터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10시30분부터는 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시각을 지키려면 일찍 귀가해야 합니다. 그래야 저녁 식사를 하고 가족과 대화도 나눌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밤 문화를 즐기느라 10시30분은 초저녁쯤으로 여깁니다. 대개 12시를 넘겨 잠을 자고, 아침에 알람 소리에 억지로 깨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우리는 돈 한 푼 들지 않는 보약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의사들이 말하는 ‘잠 잘 자는 방법 10가지’' 기사는 포털에서 가장 많은 본 기사 1위로 올랐습니다. 그만큼 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겁니다. 그렇다면 당장 실천하면 됩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실천이 어렵다고 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일단 수면 시간을 정하고 나머지 시간에 생활하는 패턴이 우리 건강을 위한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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