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설, 구속, 이젠 징계까지… ‘경남FC 수난사’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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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경기장 내 선거운동’으로 징계 위기 놓여
2014년 강등되며 구조조정, 2015·2016년 대표 구속

운영능력과 축구실력 모두 비판을 받았던 프로축구단 경남FC가 또 위기에 부딪혔다.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 창원에서 경기장 내에서 4·3 보궐선거 유세 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4·3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선 황 대표는 3월30일 경남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를 찾아 정당명 등이 적힌 상의를 입고 유세를 벌였다. 홈구장에서 일어난 선거운동은 중징계 사안에 속한다. 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남FC에 따르면, 황 대표는 강기윤 후보 지원을 위해 정당명 등이 적힌 상의를 입은 유세원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가려 했다. 경기장 관계자는 “규정 위반”이라며 막았다. 그러나 일부 유세원이 막무가내로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로써 홈팀인 경남FC는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또는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승점 감점이 결정되면 현재까지 쌓아놓은 승점 6점을 모조리 깎인다. 이는 곧 2부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겨우 3년간의 부진을 털고 1부 리그로 올라왔는데, 불과 1년 만에 강등 위기에 처한 셈이다. 

2018년 7월2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32강전 경남 FC와 FC 서울 경기. 경남 말컹이 슈팅 후 서울 김원균에 부딪혀 넘어진 후 발목을 잡고 있다. ⓒ 연합뉴스
2018년 7월2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32강전 경남 FC와 FC 서울 경기. 경남 말컹이 슈팅 후 서울 김원균에 부딪혀 넘어진 후 발목을 잡고 있다. ⓒ 연합뉴스

과거에도 경남FC는 수차례 리더십의 위기를 겪었다. 대표 두 명이 연속으로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당시 박치근 경남FC 대표이사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 때문에 창단 10주년을 맞이하고도 기념행사조차 열지 못했다. 게다가 박 전 대표 이전에 경남FC를 이끌던 안종복 전 대표마저 2015년9월 구속됐다. 심판매수 사건에 휘말려서다. 

앞서 2014년엔 해체설까지 돌았다. 그 시발점은 당시 구단주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였다. 홍 전 지사는 그해 12월2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남FC가 2부 리그로 강등되면 스폰서가 없어지고 팀을 더 이상 운영할 수도 없다”고 했다. 한해 13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가는데 실력이 형편없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결국 경남FC는 나흘 뒤 플레이오프전에서 비기면서 강등이 확정됐다. 홍 전 지사는 “특별 감사 이후 해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 구조조정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경남도는 경남FC에 들어가는 예산을 50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였다. 게다가 사무국 직원과 선수, 코치진 인력도 줄이는 고육책을 감행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황 대표의 이번 선거운동에 대해 불법이 아니란 취지로 해명했다. 반면 경남FC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경남FC의 구단주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다. 단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돼 있는 상태라 법적 조치마저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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