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문표 의원, 4급 보좌관에 사돈 채용 논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8 13:00
  • 호수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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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후 1년 가까이 국회에 제대로 출근도 안 해
홍 의원 “당 대표 선거 때 지역 일 도와” 해명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홍성·예산군)이 자신의 사돈을 의원실 4급 보좌관 자리에 앉혀 도덕성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시사저널이 홍 의원실과 국회사무처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홍 의원은 2018년 4월25일자로 자기 며느리의 오빠인 김 아무개씨를 국회 4급 보좌관으로 등록시켰다. IT 관련 개인사업을 하던 김씨는 보좌관 채용 후 1년 가까이 국회에 제대로 출근하지 않았으며, 최근까지 의원실 내에 그의 자리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4급 보좌관은 국회의원실에서 가장 높은 급수의 직원으로, 한 의원실에 2명씩 고용할 수 있다. 국회사무처에 문의한 결과, 4급 보좌관의 한 달 급여는 2019년 3월 기준으로 약 630만원에 이른다. 각종 상여금을 포함하면 이들의 연봉은 83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의 사돈인 김씨 역시 지난해 4월 채용 후 약 1년 동안 ‘재직’ 상태로 다달이 4급 보좌관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아왔다.

김씨는 보좌관으로 채용된 후 한동안 국회 공식 홈페이지에 이름이 기재돼 있지 않았다. 복수의 국회 보좌진들에 따르면, 의원실에서 보좌진을 새로 채용한 경우 그 즉시 자동으로 국회 공식 홈페이지 의원 보좌진 소개란에 이름이 올라가게 돼 있다. 그러나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홍 의원 보좌진 소개란에 김씨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국회 안팎에서 김씨에 대한 의혹이 조금씩 제기되자 뒤늦게 그의 이름이 추가됐다. 국회 한 의원실 보좌진은 “의원실마다 직접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보좌진들의 이름을 넣거나 뺄 수 있는데, 단순 오류가 아니라면 의원실에서 지우지 않는 한 보좌진 이름이 누락될 리 없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사돈인 4급 보좌관이 자신 대신 심부름을 가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홍문표 의원은 사돈인 4급 보좌관이 자신 대신 심부름을 가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김씨, 홍 의원 동생 사무실에서 업무 중” 해명

지난해 채용된 후 보좌관 김씨의 모습은 줄곧 국회에서 볼 수 없었다. 취재 결과 김씨는 채용 후 국회에 출근하지 않은 채 직책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올해 초 김씨의 채용과 관련해 국회 안팎에서 소문이 퍼지자 홍 의원 측은 김씨가 홍 의원의 지역 일을 주로 도왔으며 그 외 여러 홍보 일을 맡아왔다고 해명했다. 국회 출근 문제에 대해 홍 의원 측은 김씨가 여의도에 위치한 홍 의원 동생 회사 사무실에 자리를 만들어, 그곳에서 홍 의원의 외곽조직을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동생은 현재 바이오 관련 중소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무실은 여의도역 인근 여의도백화점 안에 있다. 홍 의원 측에 따르면, 김씨는 이곳 한편에 자리를 두고 그간 홍 의원 관련 각종 업무를 도왔다. 다시 말해, 국회 소속의 보좌관이 국회가 아닌, 국회와 불과 1.5km 떨어진 다른 사무실에 출퇴근하며 국회 업무를 수행해 왔다는 것이다.

4월2일 오후 찾아간 사무실은 인적 없이 굳게 닫혀 있었다. 홍 의원 동생인 홍아무개 S바이오 대표는 이날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김씨가 보좌관으로 채용된 후 우리 사무실 한쪽 자리를 빌려 일했다”며 “특히 올해 초 (홍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할 시기엔 이와 관련해 홍보 일을 좀 도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왜 국회가 아닌 업체 사무실에서 근무해 왔느냐는 질문엔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4월3일 현재 국회 홍문표 의원실에는 김씨의 이름이 적힌 자리가 가장 안쪽에 마련돼 있다. 그러나 취재진이 국회 대정부질문,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등으로 한창 분주하던 지난 2주 동안 여러 차례 홍 의원실을 방문했을 때, 김씨는 부재중이었다. 이에 대해 홍 의원 측은 김씨의 국회 출근 기록을 보여줄 수 있다며 이를 취재진에 제공했다. 3월26일부터 4월3일까지의 출근 기록만 확인됐는데, 열흘 중 나흘 국회에 출입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국회 규정상 최근 열흘까지의 출입 기록만 저장돼 있어, 2월 이전 김씨의 국회 출근 기록은 확인할 수 없었다. 출근 기록이 있는 날에도 대부분 자리가 비어 있었던 사실에 대해 홍 의원 측은 “(김씨의 경우) 주로 정무적인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에 다른 보좌진들처럼 아침저녁으로 시간 맞춰 출퇴근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4월3일 시사저널은 홍 의원을 만나 김씨와 관련한 좀 더 구체적인 해명을 들을 수 있었다. 홍 의원은 “지난 당 대표 선거를 준비하면서, 지역 군수나 향우회 등 지역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 나 대신 심부름을 가는 역할을 했다”며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 가족인 사돈에게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가 국회가 아닌 동생 사무실에서 근무한 데 대해 홍 의원은 “내 인맥들이 서울로 찾아오면 김 보좌관이 나에게 안내를 하는데, 이런저런 절차로 국회 출입이 번거로우니까 그곳 사무실에서 자주 만나곤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법률에 위반되는 일도 아닌데, 나를 비방하고 음해하려는 세력이 계속 문제 삼으려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올 2월만 해도 국회 공식 홈페이지(위) 홍문표 의원 소개란에 김 보좌관 이름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4월3일 현재(아래)엔 김씨 이름이 추가돼 있다. 

“법적으론 문제 없지만, 도의적 책임 충분”

현행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9조2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배우자 또는 4촌 이내의 혈족·인척’의 경우 보좌진으로 채용이 불가하다. 이는 2016년 서영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딸을 자신의 의원실 인턴으로 채용했다는 논란이 벌어진 후 발의돼 이듬해 3월 통과됐다. 서 의원 사건이 터진 직후 국회 내 의원의 친족 보좌진 20여 명이 줄줄이 사표를 제출해 한바탕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후 국회는 매달 전 국회의원실의 친족 보좌진 채용 신고 내역을 파악해 공개하고 있다. 홍 의원의 사돈 보좌관 채용 건은 현행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도의적으로는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유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보좌진 채용을 결정하는 주체는 국회의원이지만 실제 이들의 보수를 지급하는 건 국회사무처이며 이는 곧 세비에 해당한다”며 “이처럼 자격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인물을 뽑았다는 건 공정한 채용을 담보해야 하는 의원이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돈이 단순 촌수를 따지는 현재 규정에는 저촉되지 않는 범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순 없지만, 채용 결정권자였던 홍 의원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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