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情한 주가’ 조양호 회장 별세 소식에 한진株 폭등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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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8일 13시 현재 한진칼 20% 폭등…“경영권 분쟁 가능성 주목”

역시나 돈에는 정이 없었다.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던 거대 기업의 오너가 세상을 등졌다. 비보가 전해지자 한진그룹 주가가 치솟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됐다. 4월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얘기다.

조 회장은 이날 새벽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숙환인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앞서 조 회장이 LA 남부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별장에서 칩거중이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그의 건강이 좋지 않았는 사실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최근 그의 가족들이 잇단 구설수에 휘말려 힘든 노년을 보냈지만, 조 회장의 경영적 성과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시선도 많아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조 회장은 지난 45년간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일으켜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경제계가 애도 물결을 표할 때, 한진그룹의 주가는 오히려 급등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됐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날보다 5150원(20.44%) 오른 3만350원에 거래됐다.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한 때 상한가에 근접하기도 했다. 한진의 주가 또한 오전 10시쯤 수직상승하며 오후 1시 현재 전날 대비 6350원(17.61%) 오른 4만2400원에 거래됐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또한 일제히 올랐다.

4월8일 한진칼 주가 흐름
4월8일 한진칼 주가 흐름

이 같은 주가의 흐름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은 국민연금공단과 KCGI에 의해 지분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의 별세에 따라 총수 일가의 최대주주 위치가 위협받게 됐다"며 "조 회장 별세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재차 제기됨에 따라 주가의 상방 및 하방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조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17.84%)의 절반을 상속세로 납부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종전 28.95%에서 20.03%로 떨어진다. 행동주의사모펀드 KCGI와 국민연금공단이 20.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주주 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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