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은 최고가 “안 돼”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4.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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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4.3 후폭풍’에 크게 휘청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대표가 현지에 머무르며 집중적인 지원을 펼쳤음에도 경남 창원 성산에서 이재환 후보가 3.57%의 득표율에 그치며 낙선해 충격에 휩싸였다. 이같은 선거 결과에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지도부 책임론’을 내세우며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어 당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일 조짐도 보인다.

선거 후 4월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이런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에는 최고위원회 멤버 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만 참석했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국민의당 출신인 청년 최고위원 김수민 의원, 정책위의장인 권은희 의원이 불참하면서 최고위원 7명 중 2명만 자리를 지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겸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겸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문제는 최고위원의 결장이 이날 하루의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앞으로 열릴 최고위원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빈자리가 가득한 회의장에 앉아 “오늘 최고위원들이 많이 못 나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나왔다가 돌아갔고, 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 등은 못 나왔지만 의결 사안은 없으니 (회의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하태경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손 대표는 ‘버티면 길이 있다’고 했다”며 “그것은 바른미래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밝히며 지도부 총사퇴를 강조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손 대표는 이들의 주장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나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는 언론도 다 알고 있지 않느냐”며 “어떻게 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당세를 모아 다시 통합한다는 이야기를 하느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바른미래당 지도부 내 갈등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요구하고 있는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가 성사되지 않은 한 계속될 전망이다. 갈등이 지속되면 당 분열의 불씨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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