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오염국②] “돈 있는 유학생들, ‘떨’을 물담배 하듯”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5 08:00
  • 호수 15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견그룹 2세 A씨의 마약류 체험담
“버닝썬이 처음 열었을 때 재벌 2·3세들이 정말 많이 갔다”

SK그룹과 현대그룹, 남양유업에 이르기까지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투약 혐의가 연이어 불거졌다. 과연 영화 속에서나 나왔던 고위층의 ‘마약파티’ 모습은 사실일까. 시사저널은 현재 국내 중견그룹의 2세인 A씨를 만나 그 실상의 일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A씨는 국내 부유층 자제들이 해외에서 만나 친분을 맺고, 파티를 열며 ‘떨’(대마)을 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소위 돈 좀 있다는 집안 자제들에게 마약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기호품 정도라는 얘기다.

A씨는 최근 논란을 일으킨 재벌가 자제들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솔직히 이런 생각은 있다. ‘재수 없게 걸렸구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떨 정도는 워낙 어릴 때 흔하게들 하니까 최근까지 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 짐작은 했다”고 덧붙였다.

ⓒ pixabay
ⓒ pixabay

그는 재벌가 자제들이 해외유학 중 마약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A씨는 “해외 대학에 진학하면 한국인 커뮤니티가 좁다. 젊은 나이에 같이 어울리다 보면 호기심도 공유하지 않나. 그게 한국에서는 담배나 술이라면, 외국에선 떨이고 엑스터시”라고 했다. 이어 “술 먹듯 즐기는 거다. 나도 유학생 시절 떨 정도는 종종 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한국에서 물담배 하듯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이어 “문제는 필로폰 등으로 넘어가는 건데, 거기까지 간 애들은 이제 또 다른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며 “(재벌가 자제는) 돈이 차고 넘치게 있으니까, 일반인들보다 더 강하고 많은 양의 마약을 구할 수 있다. 마약상들의 VIP인 셈”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영화 속 마약파티 모습을 실제 목격한 적은 없지만, 전해 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뽕쟁이’와 노는 애들 대부분이 마약을 한다. 왜냐면 걔들은 술 먹고 담배 피우며 노는 게 재미가 없으니까 자기들끼리 약을 구해서 노는 거다. 누군가가 뽕으로 잡혔는데, 걔랑 파티를 자주 즐기거나 클럽을 자주 가는 애가 있다면 사실상 100% 뽕쟁이일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승리 클럽’으로 문제가 됐던 버닝썬 역시 출입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버닝썬이 처음 열었을 때 재벌 2·3세들이 정말 많이 갔다”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재계 마약 투약자가 더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약 관련) 소문이 돌았던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정말 마약을 했는지 또 지금도 하는지 모른다. 적어도 지금 걸린 사람들이 다가 아닌 건 확실하다. 떨은 지금도 집에 갖고 있는 사람이 여럿 있을 것이다.”

 

※‘마약오염국’ 특집 연관기사

[마약오염국①] 마약에도 불어닥친 ‘유통혁명’

[마약오염국③] “연예인·재벌 외에 일반인 마약사범도 많다”

[마약오염국④] “검거가 능사? 마약정책 방향부터 틀렸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