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5일간 부산공장 ‘셧다운’…노조 파업에 초강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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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노사 분규 속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 노사 분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4월29일부터 5월3일까지 5일간 부산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회사가 필요한 경우 기간을 정해 단체 휴가로 쓸 수 있도록 한 ‘프리미엄 휴가’를 이용해 사실상 ‘셧다운’을 단행한 것이다. 계속된 노조 파업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자 사측이 ‘극약처방’을 내렸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노사 분규가 장기화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뚜렷한 협의점을 찾아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50여 차례에 걸쳐 210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뚜렷한 협의점을 찾아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50여 차례에 걸쳐 210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부터 협상과 파업 반복

르노삼성 노사가 처음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그러나 양측은 지금까지도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과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50여 차례에 걸쳐 210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차량 위탁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한 일도 벌어졌다. 당장 올해 1분기에도 닛산이 위탁한 중형 SUV 차량인 ‘로그’ 생산량에 4800대의 차질이 생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닛산은 위탁 물량도 줄였다. 닛산은 올해 로그 위탁 생산량을 전년(10만7251대) 대비 4만2000여대를 줄여 부산공장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차질을 우려해 일본 규슈의 닛산공장으로 생산 물량을 돌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은 파업을 막기 위해 셧다운을 압박카드로 꺼내들었다. 그러나 노조가 4월9일 교섭에서 만족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4월10일과 12일 주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재개하자, 여기에 맞서 사측은 셧다운을 결정했다.

업계에선 노사 간 분규가 지속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많다. 르노그룹 본사는 SUV 신차인 ‘XM3’의 유럽 수출 물량(연 8만대)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가닥을 잡고, 오는 4월25일부터 시험생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르노 본사는 노사 교섭 실패 시 XM3 유럽 수출 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으로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지금의 위탁 생산 물량을 소진하면 공장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한편, 노조는 4월12일까지 부분파업을 진행한 뒤 향후 교섭 재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당초 요구했던 기본급 인상안을 철회한 만큼 근로 강도 완화 조치와 작업 전환 배치 시 노조 합의권을 수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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