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양주시, 39억 경매낙찰 토지를 ‘149억 매입 추진’ 논란
  • 경기 남양주 = 서상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7 11: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년 39억 낙찰 토지, 2년만에 149억 보상 추진 정황
'폐업 건물' 101억 특혜 의혹 이후 또다른 불씨될 듯
"골프장 대표 출신 조광한 시장, 직접 해명해야"
경기 남양주시가 '폐업 예식장 101억원 특혜 매입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39억원에 낙찰받은 토지를 149억원에 매입하려는 정황이 나와 또다른 특혜 시비가 불거질 전망이다.
 
남양주시는 홍유릉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최근 논란이 진행 중인 폐업 예식장(금곡동 434-5 외 5필지 연면적 2424㎡(약 733평) 지하 2층 지상 5층)을 101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시는 9년간 방치된 폐업예식장을 소유자의 '매입 요청'(지난해 12월11일)에 따라 자체 예산으로 101억원을 선보상비로 지급하고 지난 1월25일 등기이전까지 마쳤다.
남양주시가 역사공원을 조성하겠다며 2년전 39억원에 낙찰받은 토지를 150여억 원에 매입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토지 경매사건 결과 ⓒ대법원
남양주시가 역사공원을 조성하겠다며 2년전 39억원에 낙찰받은 토지를 150여억 원에 매입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토지 경매사건 결과 ⓒ대법원

그런데 이번에는 2년전 39억원에 낙찰받은 토지를 남양주시가 150여억 원에 매입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17일 남양주시의정감시단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예식장의 인접 부지(금곡동 434-3번지 일대 2740㎡(830평)를 평당 1800만원씩 총 149억원에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병호 남양주의정감시단장은 "폐업 예식장 소유주가 지난해 12월11일 제시한 101억원이라는 매도가격은 남양주시가 매입한 (보상비)금액과 정확히 일치했다"며 "남양주시는 폐업 예식장을 고가에 매입한 것도 모자라, 39억원에 낙찰받았던 토지를 무려 100억원이나 더 붙여 매입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취재결과, 해당 부지는 지난 2017년 7월 경매(의정부법원 사건번호 2016타경11816)에서 39억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 73억7924만원에서 2회 유찰된 후 현 소유주에게 낙찰됐다. '고가 매입 추진' 의혹대로 실제보상이 이뤄지면 소유주는 2년도 안돼 무려 110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된다. 반면 남양주시는 '폐업 예식장 특혜 매입' 의혹에 이어 인접 토지까지, 논란에 기름을 붓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는 '149억 매입 추진' 의혹과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현재까지 보상금액이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예식장 매입비 101억원을 빼고) 남은 보상비 220억원은 인접 토지 보상비로 지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감정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총 토지 보상비)320억원을 초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시는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보상비 예산 320억원을 배정했다. 토지보상 전체 면적은 총 6981㎡(약2112평)로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예식장 부지' 2424㎡(733평)는 이미 101억원(건물분 부가세 별도)에 매입을 완료했다. 남은 예산 약 220억원은 금곡동 434-3번지 일대 2740㎡(830평)와 인근 모델하우스 부지 1817㎡(549평) 보상비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계산을 감안하면 '고가 매입 정황' 의혹은 대체로 맞아 떨어진다.

남양주시가 역사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해 소유주의 '매각 요청'에 101억원을 들여 건물을 사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부동산 매각 의사 확인서 ⓒ시사저널 서상준
남양주시가 역사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해 소유주의 '매각 요청'에 101억원을 들여 건물을 사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부동산 매각 의사 확인서 ⓒ시사저널 서상준

남양주의정감시단은 앞서 논란이 된 '폐업 예식장 101억원 특혜 매입 의혹'(시사저널 4월11일, 12일 연속보도)과 관련, 조광한 시장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 의정감시단은 이날 성명서에서 "조광한 시장은 골프장 시공업체와 어떤 관계인지 밝혀야 한다"면서, 이와 별도로 "조 시장은 가평라헨느와 정남진(JNJ·전남 장흥군 소재)골프리조트 대표를 역임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이 장흥군청에 확인한 결과, 조광한 시장은 JNJ골프리조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인 2010년 12월22일부터 2011년 11월23일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금전적인 이유 등으로 공사가 잠시 중단된 시점인 2011년 12월1일부터 다음해 2월16일까지는 법인등기부등본상에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의정감시단은 "조광한 시장이 골프장 대표 출신인데다, (남양주시 등기이전)예식장 소유자도 골프장을 운영하는 법인이기 때문에 기존부터 잘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아울러 토지 보상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보상에 관한 법률에는 사업시행자(남양주시)는 공익사업의 개요,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의 내용과 보상의 시기·방법 및 절차 등이 포함된 보상계획을 전국 일간지에 공개해야 한다. 또한 그 내용을 14일 이상 일반인이 열람(홈페이지 공개 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양주시는 토지 보상 후 2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