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임신부, 임신성 당뇨 위험 증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4.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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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혈액 검사로 예측 가능”

흔히 지방간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성인 3명 중 1명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지방간 질환자다. 지방간의 80% 이상은 비알코올성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생긴 것이다. 음주가 원인이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과 관련이 있다. 특히 비만 환자의 60~80%는 지방간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여성이 아이를 가지면 임신성 당뇨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하면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여성의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오른다. 이것이 임신성 당뇨다. 임신 중 혈당을 조절하지 않으면 비만아나 거대아(4kg 이상)를 출산할 수 있다. 산모는 분만 후 당뇨병에 걸리기도 하는데, 그 비율은 5~10%다.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보라매병원 내과·산부인과, 인천 서울여성병원 연구팀은 임산부 608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에 대해 조사했다.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한 지방간 지수를 분석한 결과, 정상적인 임산부는 임신성 당뇨 발병률이 평균 3.2%였다. 이 비율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임산부에서는 최대 42.3%로 나타났다.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임신성 당뇨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며 “임신 초기, 특히 10~14주 차에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아디포넥틴과 셀레노 단백질을 측정하면 질환의 발병 예측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지방간이 쌓이지 않도록 돕는 두 가지 물질이 있다. 그중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또 셀레노 단백질은 셀레늄을 섭취했을 때 생성되는 것으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일반인보다 이 두 물질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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