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與野 보여주는 세 가지 장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4.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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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거제 개편안·공수처 패스트트랙 놓고 격한 대립
중심엔 ‘캐스팅보트’ 바른미래당 내홍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긴박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4월23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부터 시작된 이른바 ‘패스트트랙 갈등’은 자유한국당이 철야농성으로 이어졌고, 4월24일 결국 문희상 국회의장이 병원에 실려 가는 일까지 발생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하루 앞둔 이날, 국회에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4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4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1 선거제·공수처 태우려다 ‘분당’ 패스트트랙 탄 바른미래당

바른미래당은 4월23일 열린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진통 끝에 추인했지만, 동시에 분당(分黨) 될 위기에 처했다. 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단 한 표차(찬선 12표, 반대 11표)로 합의안이 추인되자, 일부 의원들이 잇따라 ‘불복’ 의사를 내비친 것.

특히 패스트트랙 통과에 키를 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표를 예고하자,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이 커졌다. 당 지도부는 일단 오 의원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위원 교체)도 고려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앞서 유승민 의원은 의총 직후 “당의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고, 이언주 의원은 1시간 뒤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강력 반대하고 있어, 지도부가 사보임을 결정할 경우 분당 혹은 탈당 수순에 돌입할 걸로 보인다.

 

#2 “멱살 잡아봐!” 한국당 몸싸움에 문희상 의장 결국 병원행

자유한국당이 여야4당의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 합의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벌였다. ⓒ 시사저널 박은숙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 합의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벌였다. ⓒ 시사저널 박은숙

가장 뿔난 곳은 자유한국당이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추인하자, 한국당은 4월23일 청와대 앞으로 몰려가 규탄 집회를 연 한편 국회 본회의관 앞에서 의원 전원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불똥은 국회의장실에 튀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 90여 명은 문희상 의장을 찾아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움직임을 저지하고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거절할 것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의장직 사퇴하세요” “우리가 보는 앞에서 확답을 달라” 등의 고성이 오갔고, 한때 몸싸움에 가까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4월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 의장실을 점거하자 경호를 받으며 의장실을 빠져 나가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문희상 국회의장이 4월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 의장실을 점거하자 경호를 받으며 의장실을 빠져 나가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문 의장은 “전세계에 이런 국회가 어딨나, 차라리 (내) 멱살을 잡아라”라며 가슴을 치며 항의했다. 30여 분간 소동이 이어지다 문 의장은 결국 탈진 증세를 보여 근처 병원에 이송된 걸로 알려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 의장실을 점거하고 항의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호통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 의장실을 점거하고 항의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호통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3 “민주당 간다더라”vs“이간질 말라”…나경원·김관영 신경전

여야4당의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 합의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벌인 자유한국당이 4월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여야4당의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 합의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벌인 자유한국당이 4월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여야가 격한 갈등을 벌이는 동안 나경원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내홍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나 원내대표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것.

나 원내대표는 4월24일 열린 한국당 비상의총에서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 당시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바른미래당이 끝까지 갈 수 있겠느냐는 (제) 질문에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하며 이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정말 여야 4당의 합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바른미래당을 이간질시켜서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마지막 수를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중에 내가 민주당이나 한국당으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거대 양당 말고도 선거제도는 소수 세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말한 적이 있다”고 바로잡았다. 이어 “사적으로 나눈 대화를 공개하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철저하게 왜곡해서 상대방을 죽이는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분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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