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당일 드론 추락해 시민 큰 부상…5일째 입원 중
경기 남양주시가 주말에 축제를 한답시고 도로를 통제해 봄나들이에 나선 행락 차량들이 애꿎은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남양주시는 4월20~21일 양일간 팔당 한강변과 정약용 유적지, 물의 정원 등지에서 '정약용 문화제'를 개최했다. 그동안 '다산문화제'로 열리던 문화제는 시 정체성 확립을 이유로 올해부터 '정약용 문화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4월24일 시사저널 취재 결과, 남양주시는 정약용 문화제를 위해 와부읍 팔당유원지부터 조안면 정약용 선생 유적지까지 약 7㎞구간을 통제했다. 통제시간은 첫날인 20일에는 오전 7시~오후 6시까지 11시간, 이튿날인 21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7시간 가량이었다. 자전거도로도 통제 범위에 포함됐다.
피해를 입은 시민 대부분은 통제 상황을 현장에 다다라서 알았다. 행사에 참석한 일부 시민조차 차량 통제가 아니라 자전거도로만 통제하는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남양주 다산1동 주민 정아무개씨(34·여)는 "그날 팔당(유원지)을 지날때 쯤 차량들이 거의 주차장처럼 정체돼 있었다"면서 "아무래도 갑자기 차량 통제를 하다보니 고성이 오가고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평소 10~15분이면 지날 길인데 결국 2시간 이상 돌아가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시청에 전화해서 따졌더니 벌써 (차량 통제 불만 민원)같은 내용으로 많은 통화를 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자전거도로 이용객들 역시 자전거도로 통행 차단으로 인해 불편 민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남양주시가 홍보한 포스터에는 '정약용문화제 걷기행사 자전거길 통행불가'로 돼 있었다. 남양주시 홍보실 관계자는 "사전에 전광판이나 포스터, 시청 직원게시판에도 (통제 범위를) 공개했었다"며 "특별히 막힌 구간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다르게 해당 부서는 차량 통제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시인했다. 걷기대회를 주관한 해당 부서 관계자는 "차량 통제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도 전화를 받았고, 일부 불편했던 주민들의 민원 제기 내용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저희(남양주시)는 개인을 위해 (행사를) 하는 게 아니고, 공익적 차원에서 특히 규제로 소외받던 조안면 지역의 경제 활성화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남양주시에서 홍보 촬영을 위해 띄운 드론이 추락해 행사에 참석한 시민 A씨가 부상을 입었다. A씨 남편은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정약용 문화제) 축제 때 남양주 공무원이 띄운 드론이 갑자기 추락해 아내가 크게 다쳤다"며 "놀라서 현장에 갔더니 피가 범벅이 된 채로 응급차로 실려갔다"고 말했다. A씨는 머리 부분을 다쳐 수술 후 5일째 입원 중이다.
기념식에 대한 불만도 속출했다. 기념식에 참석했던 한 시민에 따르면 내빈 소개만 25분 가량이 소요됐다. B씨는 "행사가 길기도 했지만, 특히 기념식이 지루했다"면서 "오전 10시부터 (드론 사고 발생) 40분까지 기념식이 진행되는 시간에 거의 25분을 내빈 소개에 썼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개막 행사에는 조광한 남양주시장을 비롯해 신민철 남양주시의회 의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조응천·김한정·주광덕 국회의원과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