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도 무릅쓰고…한국당의 결사 항전, 이유는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4.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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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결집 효과, 제1야당 자존심 놓고 물러섬 없는 항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월29일 오후 국회 회의장 앞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월29일 오후 국회 회의장 앞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치 국면 속 자유한국당이 그야말로 '결사항전'을 펼치는 중이다. 소속 의원들이 고발 당하고 '해산돼야 할 정당'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한국당. 그 이면에는 나름대로의 복잡한 정치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4월29일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문재인 정권이 우리 당 의원들을 비롯해 20여 명을 고소하고, 추가 고소도 하겠다고 하니 이제 고소 안 당할 분이 몇 분 안 남았다"며 "제대로 대화도 하지 않고 검찰에 고발하는 것이 정치인가"라고 항변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겁박과 위협에도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 탄압이 심하면 저항이 강해질 것"이라며 "만약 이 정권이 강제로 우리를 끌어내리려고 한다면 저부터 먼저 끌어내려 오고, 폭력으로 짓밟으려 한다면 저부터 먼저 짓밟히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4월26일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를 위해 물리력을 사용한 한국당 의원 18명을 고발한 데 이어, 이날 19명을 추가 고발했다. 민주당은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면서 3차 고발도 예고했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7년 만에 처음 위반 사례가 나온 만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이유로 정의당도 이날 한국당 의원 40명을 고발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법치주의 아래에서 폭력의 방식으로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면서 "한국당은 법치주의에 정면 도전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한 인원이 일주일 만에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한국당은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당이 태세를 전환하기는커녕 '더 강하게 저항하겠다'고 응수하는 이유는 뭘까.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YTN에 출연해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청와대) 인사 관련 불만들이 누적·폭발돼 나온 측면이 있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 핵심 지지층들을 다시 결집시키는 효과가 나타나다 보니 여기서 멈출 수도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4월22~26일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8명을 대상으로 조사(4월29일 발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0.2%포인트 오른 31.5%를 기록했다.

다만 이 평론가는 "사실 국회선진화법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보면 (한국당이) 상당히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정치적 위험 더하기 법적 위험까지도 감수하고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무리수'에는 제1야당으로서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금까지 여야 합의를 통해 통과됐던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묻고 가는 데 대해 야당이 받아들이기가 힘들 거라고 본다"면서 "(제1야당의) 생존과 관련한 문제고, 단 한 번도 없었던 문제와 관련해 쉽게 타협 못하는, 저항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은 고발 등 법이 아닌 정치력으로 풀 문제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하든지, 국회의장이 통 큰 리더십을 보이든지, 아니면 바른미래당이 다시 원점에서 사보임 문제와 관련해 나름대로 의견을 모아 이 문제를 풀어가지 않으면 저렇게 계속해서 물리적 충돌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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