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약시 진단법…“아이의 한쪽 눈을 가려보세요”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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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개를 떼려 하면 ‘약시’ 의심

아이가 TV를 볼 때 눈을 찌푸리거나 째려보면 약시를 의심해볼 일이다. 또 아이가 눈을 잘 맞추지 못하거나, 사물을 볼 때 눈을 찌푸리거나 째려보거나, 유난히 햇빛 등에 눈부심이 심하거나, TV나 책을 가까이서 보려고 하거나, 독서나 놀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거나, 자주 넘어질 때가 있다. 이런 증상 중 1~2개만 있어도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약시란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시력표 검사에서 양쪽 눈의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가 나며, 안경을 써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다. 사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 8세 이후에 발견하면 교정이 어려워 심각한 시력 장애 위험에 빠진다. 

최근 유아의 TV, 스마트폰, PC 이용률이 증가하고 조기교육이 늘어나면서 많은 아이가 눈에 무리를 주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소아 약시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약시에는 원인에 따라 사시약시, 폐용약시, 굴절이상약시, 굴절부등약시, 기질약시 등 다양하다. 특히 사시가 약시의 원인인 경우를 사시약시라고 하며 4세 이전에 잘 생긴다. 사시란 양안의 정렬 방향이 동일하지 않고 한쪽 눈이 상대적으로 외측 또는 내측으로 치우친 상태를 말한다.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사시가 있으면 각각의 눈에 물체의 상이 맺히게 되는 부분이 달라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눈의 가장 중심 부분인 황반부의 기능을 억제해 한 눈에서 오는 시각 정보를 무시하게 된다. 결국 많이 사용하는 눈의 시력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만, 억제된 눈의 시력은 그 기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병원 제공
중앙대병원 제공

약시는 시력이 완성되는 취학 시기 이전에 치료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간혹 약시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성인이 된 후 심각한 시력장애가 생긴다. 실제, 약시의 치료율은 만 4세에 발견하고 치료를 하면 95%이지만, 만 8세에는 완치율이 23%로 떨어진다. 아이는 자신의 시력이 좋은지 나쁜지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데,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만 3세가 되면 안과에 가서 시력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문 교수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8세 이전에 가정에서 아이의 한쪽 눈을 가리고 관찰했을 때 아이가 안 보여서 눈가리개를 뗀다든지, 눈가리개 주변으로 보려고 한다든지, 눈앞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 보지 못하면 약시를 의심해 보고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쪽 눈에 약시가 있는 경우 정상 시력 눈의 ‘가림 치료’를 통해 약시 눈의 시력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가림 치료의 효과 정도에 따라 눈을 가리는 시간과 기간을 정한다. 사시가 동반된 경우에는 굴절이상 교정과 가림 치료를 병행하면서 사시 눈의 시력 및 사시의 호전 여부를 확인한 다음 필요할 때 사시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문 교수는 “전반적인 시력 발달이 완료되는 10세 이전에 안경교정이나 가림 치료를 권유하며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약시의 발생 및 시력 회복이 가능한 민감기가 7~8세 정도까지로 보고되고 있다. 8세 넘어서 치료를 시작한다고 해서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며, 약시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수록 가림 치료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8세 이상의 소아라도 적극적인 가림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아이 ‘약시’ 의심할 증상은? 

-생후 6개월이 됐는데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한다.

-눈을 심하게 부셔하거나 TV를 볼 때 눈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숙인 채 치켜들고 본다.

-사물을 볼 때 눈을 많이 찌푸리거나 다가가서 본다.

-고개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옆으로 돌려서 본다.

-양쪽 또는 한쪽 눈꺼풀이 처져 있다.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비빈다.

-일정한 곳을 주시하지 못하고 시선이 고정되지 않는다.

-한쪽 눈을 가리고 아이의 행동을 관찰했을 때 눈앞에 물체를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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