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혐의자 모두 석방…미궁에 빠진 ‘배후’ 규명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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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 흐엉, 인도네시아인 시티에 이어 말레이시아 교도소 출소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도주…北 당국은 모르쇠 일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범으로 지목된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 ⓒ 샤알람[말레이시아] EPA=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범으로 지목된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 ⓒEPA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범으로 지목된 베트남 여성이 5월3일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김정남 살인사건 연루자들 전원이 자유의 몸이 되면서 살해 지시 배후의 규명은 어렵게 됐다.

5월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의 변호인인 히샴 테 포 텍 변호사는 이날 오전 7시 20분(이하 현지시간)쯤 흐엉이 말레이시아 까장 여성교도소를 출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흐엉은 김정남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공소 변경으로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흐엉이 석방된 것은 지난 2년여간 구속돼 재판받으며 형기를 상당 부분 채운 상황에서 모범수로 인정돼 감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 있는 이민국으로 이동해 관련 절차를 밟은 뒤 이날 저녁 베트남 국적기를 이용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테 변호사는 흐엉이 이날 오후 4시쯤 베트남 공항에 도착할 거라고 전했다.

생전의 김정남 모습 ⓒ AP=연합뉴스
생전의 김정남 모습 ⓒ AP=연합뉴스

흐엉은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아 왔다. 이들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두 사람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된 리재남,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은 김정남을 살해할 당시 두 여성이 보인 모습이 '무고한 희생양'이란 본인들의 주장과 거리가 있다면서 유죄에 무게를 둬 왔으나, 올해 3월 11일 시티에 대한 공소를 돌연 취소하고 그를 석방했다. 이에 흐엉의 석방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결국 흐엉도 풀려남으로써 김정남 암살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전원 자유의 몸이 됐다. 김정남 암살 배후로 의심받는 북한은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김정남은 생전에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라이벌로 끊임없이 거론됐다.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리재남 등 4명은 그가 숨진 시점에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인 용의자 4명을 '암살자'로 규정하면서도 북한 정권을 사건의 배후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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