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에 던진 그물망, 핵심은 다 빠져나갔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5.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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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와 동업자, 윤 총경 모두 불구속…'경찰총장' 윤 총경은 김영란법 뇌물죄 모두 피해
“경찰 수사권 시기상조” 비판 나와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관련자들이 잇따라 불구속되면서 막판 동력을 잃게 됐다. 정권 차원에서 수사를 밀어붙였지만 실속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버닝썬' 부실 수사 논란과 경찰관 유착 의혹에 대해 답하고 있는 민갑룡 경찰청장 ⓒ 시사저널 박은숙
3월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버닝썬' 부실 수사 논란과 경찰관 유착 의혹에 대해 답하고 있는 민갑룡 경찰청장 ⓒ 시사저널 박은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월15일 승리(본명 이승현·29) 측과 윤아무개(49) 총경의 유착 관계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윤 총경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당초 윤 총경은 승리 지인들 사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뒤를 봐준 인물로 지목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승리의 동업자 유아무개(34)씨로부터 골프, 식사, 콘서트 티켓 등 270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았다. 또 승리와 유씨가 운영하던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을 알아봐 줬다. 

하지만 윤 총경은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죄와 뇌물죄를 모두 피해갔다. 몽키뮤지엄 위법 사실을 확인해준 시점과 최초 골프 접대를 받은 시점이 1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또 윤 총경이 접대액의 일부를 부담하는 등 대가성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때문에 접대를 받은 부분은 과태료 처분으로 끝날 예정이다. 

버닝썬 사건이 게이트로 비화되는 데 연결고리가 된 승리도 구속되지 않았다. 경찰은 승리와 유씨에게 △일본인 투자자 상대로 성매매 알선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버닝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승리에겐 성매수 혐의도 추가됐다. 하지만 5월14일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 등 구속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150여명 투입해 수사했지만 핵심 인물은 풀려나
 
그 밖에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난 중국인 ‘애나’도 불구속 처분을 받았다. 버닝썬의 직원이었던 그에 대해 법원은 4월19일 “마약류 범죄 전과가 없다는 점과 주거 현황을 고려하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버닝썬 게이트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강조한 만큼 큰 관심을 모은 사건이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물론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의 김부겸 장관까지 나서 수사 의지를 보였다. 관련 수사에 투입된 인원만 152명이다. 그간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던 2014년 방산비리 합동수사단 인원인 105명보다 더 많다. 

그럼에도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불구속되면서 경찰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그동안 경찰 측은 승리 수사 과정을 설명하며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했다”고 누누이 말했다. 하지만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무색하게 됐다. 이번 수사결과와 관련해 인터넷에선 “경찰에게 수사권은 시기상조다”라며 경찰 권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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