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액션은 나의 모든 것…《록키》 보고 꿈 키웠다”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1 15:00
  • 호수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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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판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 꿈꾸는 마동석, 영화 《악인전》으로 돌아오다

마동석은 하나의 장르다. 액션 히어로. 그 안에서 변주할 뿐이다. 머리 좋게, 소신 있게, 뚝심 있게 말이다. 그가 신작 《악인전》을 들고나왔다. 역시 액션이다.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가 살아난 조폭 우두머리와 나쁜 놈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가 함께 살인마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는 이 작품에서 극악무도한 조폭 장동수 역을 맡았다. ‘마블리’는 온데간데없어 찾을 수 없다. 

ⓒ (주)키위미디어그룹·(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주)키위미디어그룹·(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세다.

“가장 극악무도한 놈이죠. 한번 폭력성이 발휘되면 ‘막장’으로 치닫는 인물이에요. 극 초반에 맨손으로 생니를 뽑아버리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로 있었던 일을 감독님에게 말씀드려서 넣은 장면이에요. 영화는 2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예술이에요. 극강의 잔혹함을 빨리 보여주고 시작하길 바랐어요. 구구절절 설명 없이도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처음부터 긴장감이 돌길 바란 거죠.”

그간 정의로운 캐릭터를 주로 하지 않았나.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액션을 좋아해요. 홍콩 배우 성룡처럼 말이죠. 그래도 늘 짜장면만 먹을 순 없잖아요. 게다가 전작이 《성난 황소》였어요. 너무 선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 색깔을 빨리 걷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액션을 편애하는 이유가 있나.

“액션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한참 걸립니다. 하하. 제가 그만큼 액션을 좋아해요. 액션무비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액션을 삼켜 먹을 정도의 세고 강한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감정 이입이 되고 액션도 더 좋아 보이거든요. 영화를 보면서 ‘저 사람 여기서 죽으면 안 되는데…’ 하고 감정이입이 되는 액션요. 액션을 위한 액션은 지양합니다.”

직업론 혹은 영화에 대한 소신도 궁금하다.

“분명한 건 거창한 메시지를 위해 영화를 찍진 않아요. 오락상업 영화는 그저 2시간 즐겁게 보면 된다고 생각해요. 몇 년에 한 번씩 심사숙고하며 엄청난 변화를 주고 다른 인물을 그려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예술적으로 훌륭한 배우도 있지만 저는 그런 그릇이 못 돼요. 제가 남들보다 조금 잘하는 것을 살려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겁니다. 물론 관객들이 볼 때 그게 재미가 없으면 못 하겠죠. 왜냐면 영화는 관객이 없으면 만들 이유가 없으니까요. 배우로서 제가 옳다고 추구하는 길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액션배우로는 독보적이다.

“저는 액션영화를 하고 싶어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어요. 실베스터 스탤론의 전설적인 권투 영화 《록키》를 보고 자랐고, 《록키》를 보며 꿈을 키웠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전했어요. 단역부터 시작해 조금씩 분량을 늘려갔고, 운 좋게도 좋은 작품들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죠. 독보적이라, 글쎄요. 아직 그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웃음).”   

액션 연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거라 보나.

“저는 액션이 주는 통쾌함을 그리는 영화, 그러니까 영화를 다 보고 ‘아, 속 시원해!’ 하는 영화에 대한 갈증이 계속 있어요. 지금 하고 있지만 늘 갈증이 납니다. 액션은 통쾌함과 시원함이 맛인데 관객들이 ‘마동석, 이젠 힘들어 뵈네!’하는 순간 그만둬야죠. 60살까진 끄떡없을 것 같긴 한데, 이제 10년밖에 안 남았네요. 체력관리를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나이는 못 속이는 법이죠. 할 수 있는 한 계속 도전할 겁니다.”

부상 소식을 접하기도 했는데, 몸은 괜찮나.

“성하지 않아요. 체중이 빠지면 지탱해 주는 지지대가 없어서 뼈가 덜그럭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러워요. 그래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이 좋아요. 꿈을 위해서 하는 거죠, 꿈.”

액션에 대한 열망 때문에 회사도 꾸렸다.

“액션영화를 찍고 싶어 한국에 와보니 액션 불모지더라고요. 액션영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제작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죠. 저는 제 장기를 살리고 싶은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마음이 맞는 분들과 함께 재미있는 액션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작업을 함께 해 보자 싶었죠. 그 팀이 영화창작집단 ‘팀 고릴라’입니다. 현재 시나리오 작가, 웹툰 작가. 감독 등 30여 명의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악인전》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는 보도를 접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먼저 오퍼가 왔어요. 그쪽에서 제가 해 온 작업에 관심이 많고, 안 봤을 거라 생각하는 영화도 다 찾아 봤더라고요. 성사된다면 의미 있고 역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리메이크 작품이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80% 정도는 (흥행에) 실패합니다. 그 미묘한 문화의 뉘앙스를 잘 캐치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이상한 작품이 나오죠. 그만큼 리메이크가 어렵고 힘들어요. 우선은 내놓는 게 목표예요.”

최근엔 마블의 새 히어로 영화 《더 이터널스》에 출연 제의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케빈 파이기가 제작에 참여하며 안젤리나 졸리가 이미 출연을 확정했다).  

“마블에서 출연 제의가 온 것은 맞고 얘기를 나눈 것도 맞지만, 사실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조심스러워요. 배역이나 분량도 몰라요. 저 역시 마블이 어떤 공식 발표를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요.”

이 정도면 마동석의 전성시대 아닌가.

“전성시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전 세금 잘 냈다고 ‘모범 납세자상’ 받아서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그간 성실하게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잖아요? 이런 것 좀 기사에 꼭 써주세요. 하하. 사실 지금 좋은 일들이 많지만 저는 그렇다고 ‘업’되지 않고, 그렇다고 나쁜 일들이 있어도 ‘다운’되는 건 아니에요. 풍파를 많이 겪어서 그런지 무엇에도 크게 휘말리지 않는 편이거든요.” 

인터뷰 말미에 흔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마동석은 늘 염두에 두어 온 생각인 듯 고민 없이 말했다. “오래 잘 버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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