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황교안 비판한 불교계에 '발끈'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5.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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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불교 지휘부가 좌파 세상으로 가려 하나"

불교 의식을 거부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종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불교계가 황 대표를 비판하자 개신교계가 발끈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월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열린 원로들과의 면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전광훈 대표회장. ⓒ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월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열린 원로들과의 면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전광훈 대표회장. ⓒ 연합뉴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5월23일 입장을 내고 “불교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 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 대표가 종교행사에 참여할 수 있지만 종교의식을 강요하는 건 오히려 개인의 종교에 대한 자유를 억압하고 강요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극우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구다.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개신교 연합기구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이날 논평을 통해 “황 대표가 불교 의식을 따르지 않았다며 일제히 비판을 가한 것을 보며 우리나라가 과연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했다. 또 “특정 종교의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이런 편향적 비판의 뭇매를 맞아야 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날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황 대표의 태도에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5월12일 부처님오신날 행사 때 합장 등을 하지 않아서다. 황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조계종은 “나만의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펼쳐 나가는 게 오히려 황 대표 개인을 위한 행복한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교연은 “조계종이 ‘나만의 신앙을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훈계한 것은 월권이자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 역시 “조계종 주장의 불순한 배경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불교 의식을 하지 않았다고 정당 대표에게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표를 가지고 정당 대표마저 좌지우지하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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