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굿 컴퍼니’ 톱3 CJ제일제당·LG생활건강·포스코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05.30 08:00
  • 호수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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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윤리적 가치 종합평가해 ‘굿 컴퍼니’ 조사 발표

세상은 외친다. ‘좋은 회사’가 되라고. 정부와 소비자는 기업에 점점 더 많은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라고, 자연을 보호하는 경영을 하라고, 사회적 약자에 더 많은 신경을 쓰라고 요구한다. 많은 이윤을 내서 많은 고용을 창출해 내는 전통적인 ‘좋은 기업’의 상은 이미 지나간 지 오래다.

소비자들은 분명 예전 같지 않다. ‘오너 갑질’은 예전 같으면 잠시 소나기를 피하면 지나가는 이슈가 됐지만, 이제는 불매운동을 넘어 기업의 주가 그래프를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2019년 소비자들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 반면 ‘좋은 회사’라는 인식이 한번 생기면 ‘아이돌 팬덤’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챙겨준다. ‘업어 키운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아껴준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홍보를 통해 입소문을 내주는 것은 물론 수익과 연결되는 다양한 피드백도 아낌없이 퍼준다. 2019년 소비자들은 그래서 무섭다.

‘2018 굿컴퍼니 컨퍼런스(GCC)’에서 인싸이트 그룹의 오승훈대표가 한국의 100대 굿컴퍼니를 발표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2018 굿컴퍼니 컨퍼런스(GCC)’에서 인싸이트 그룹의 오승훈대표가 한국의 100대 굿컴퍼니를 발표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좋은 회사가 경제를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

대체 ‘좋은 회사’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좋은 회사는 경제를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이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와 더불어 상생하고 사내 구성원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 있게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좋은 기업을 알아볼 수 있을까.

그동안 좋은 기업 옥석 가리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지만, 객관성·신뢰성·전문성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사저널이 2013년부터 ‘굿 컴퍼니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그 구체적 실현을 위해 2014년 국내 최초로 ‘굿 컴퍼니 지수(GCI·Good Company Index)’를 개발해 발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굿 컴퍼니’라는 새로운 개념 정립에 나선 시사저널은 2013년 6월부터 HR 분야 전문 컨설팅 회사인 ‘인싸이트그룹’과 손잡고 공동으로 굿 컴퍼니 지수 개발에 나섰다. 그 첫 번째 작업은 ‘굿 컴퍼니’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됐다. ‘굿 컴퍼니는 경제적·사회적·윤리적 가치 극대화를 통해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이란 개념 정립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GCI 개발에 착수했다.

시사저널은 2014년 국내 최초로 ‘굿 컴퍼니 지수’를 발표했다. 이전까지 기업들을 단순한 매출·시가총액 등 경영적 수치로만 서열화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던 국내 상황에서 ‘좋은 기업’ 평가에 대한 순위 매김은 신선함을 넘어 재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업의 최우선 가치인 이익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기업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객관적 지표 개발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이다.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된 GCI 조사에서 시사저널이 세운 중요한 원칙은 다층 분석을 통해 ‘좋은 기업’을 가려내자는 것이다. 객관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계량화하려 노력한 것도 이런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 최고경영자(CEO)나 기업의 윤리성을 따지는 것에만 ‘좋은 기업’의 성공 모델을 가두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 못지않게 매출 성장도 중요하게 봤다. 오히려 시사저널은 성공의 과실을 구성원과 골고루 나누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이 때문에 ‘사회적 가치 60%, 윤리적 가치 30%, 경제적 가치 10%’라는 GCI의 원칙을 올해도 똑같이 적용했다.

CJ제일제당, 학술대회서  우수 사례로 꼽혀

CJ제일제당은 올해 GCI 부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린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CJ제일제당은 총점 85.477점으로 경제적 가치 6.401점, 사회적 가치 48.487점, 윤리적 가치 30.590점 등 고르게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체 257개 조사 대상 기업 중 총점이 80점을 넘은 곳은 CJ제일제당이 유일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윤리적 가치 항목에서 ‘톱 10 기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톱 10 기업’ 중 사회적 가치 항목에서 CJ제일제당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LG생활건강과 KT&G뿐이었다.

CJ제일제당은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최근 학술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태영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4월26일부터 이틀간 열린 한국사회복지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CJ제일제당의 ‘베트남 농촌개발 CSV(공유가치창출) 사업’을 모범 케이스로 꼽았다. 이 사업은 CJ제일제당이 2014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베트남 농가 소득 증대와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펼치고 있는 활동이다.

김 교수는 CJ제일제당이 베트남 빈곤 지역에 고추 종자, 선진 농업기술 등을 전파하며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단기적인 농부들의 수입 증대를 넘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부합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기업이 큰 금액을 들여 대규모 사회공헌활동을 펼친다고 모두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며 “핵심 사업 역량과 연계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모델, 확실한 소셜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무엇이고 또 기업과 사회가 진정으로 ‘윈윈’ 할 수 있는 기업 사회공헌의 요소는 무엇일지 꾸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꾸로 말하면 CJ제일제당이 기업과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보여줬다는 얘기가 된다.

학술대회에서는 ‘CJ도너스캠프 창의학교’도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CJ도너스캠프 창의학교는 CJ제일제당 등 CJ그룹 주요 계열사의 기부금 등으로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지원사업 및 청년 자립 지원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는 CJ나눔재단의 대표 사업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육 격차’ 문제를 지적하면서 실제 지역아동센터 현장 연구 결과 CJ도너스캠프 창의학교와 같은 성격의 기업 사회공헌이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을 ‘봉사주간’으로 정하고 임직원 참여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전 구성원이 8시간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식품기업이라는 특성과 연계해 소외계층의 결식 예방 등 국민 건강 식생활 증진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케미칼·마크로젠·미래컴퍼니 ‘선전’

LG생활건강은 경제적 가치 5.584점, 사회적 가치 49.510점, 윤리적 가치 24.590점 등 총 79.683점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포스코는 경제적 가치 6.148점, 사회적 가치 43.108점, 윤리적 가치 29.790점 등 총점 79.046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둘의 점수 차이는 불과 0.637점에 불과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SK하이닉스, KT&G, 삼성화재, SK이노베이션, CJ대한통운, 삼성물산 등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는 포스코케미칼과 마크로젠, 미래컴퍼니가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총점 70.032점으로 전체 25위를 차지해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가장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적 가치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9.860점을 기록한 마크로젠도 31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근의 성장세를 뽐냈다. 각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은 미래컴퍼니도 총점 65.303점을 얻어 47위에 올랐다. 

GCI, 어떻게 조사했나  

올해 조사가 예년과 가장 달라진 점은 조사 대상이다. 지난해와 달리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를 하나로 묶어 같이 분석했다. 3월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들을 추리고 최종적으로 코스피 상장사 117개와 코스닥 상장사 140개 등 총 257개 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공기업 부문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119곳이 대상이 됐다. 아울러 서류상에 기재된 것만 참고하지 않고, 시사저널 기자들이 참여한 ‘정성평가’도 정량평가와 병행해 실시했다.

배점은 ‘사회적 가치 60%, 윤리적 가치 30%, 경제적 가치 10%’라는 GCI의 원칙을 올해도 똑같이 적용했다. 각각의 평가를 합쳐 소수점 세 자리까지 점수를 표시했다(경쟁이 치열해 이렇게 해야 순위를 명확히 가릴 수 있었다. 통계 특성상 전체 합과 각각의 항목 점수 합이 다를 수 있다).

가장 배점이 높은 사회적 가치에는 기업 자체의 굿 컴퍼니 실현 의지(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여부 등),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공정한 대우, 발전 지원, 안정적 삶의 기반 제공,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 제공 등이 평가항목에 포함됐다.

특히 시대적 흐름에 맞는 평가 지수를 만들기 위해 여성 임직원 비율 등이 얼마인지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양성 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특히 여성 임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을 부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있는지도 가점 대상에 포함시켰다. 노동조합은 회사 구성원과 경영진 간 공식적인 소통 창구다. 선진국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우수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유무를 중요하게 본다. 아울러 소비자 기준의 가치 있는 상품 판매, 정직한 판매 방식, 또 지역사회 기준의 고용 창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이 반영됐다.

윤리적 가치 항목에는 준법경영과 투명한 경영, 상생경영, 환경 보호 등을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내부거래 감시 기구 설치 여부, 내부고발자 보호제도, 국제환경시스템 인증(ISO4001) 등을 분석했다. 경제적 가치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 등 경제적 성과를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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