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공회의소 회장·부회장단 기업 70%, 기부금 줄여
  • 이정용 인천취재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05.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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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오피니언 리더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솔선수범해야”

인천상공회의소는 인천의 대표적인 경제단체다. 임원은 회장 1명과 부회장 19명, 감사 2명, 상임위원 2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대부분은 개별기업을 운영하거나 고위 임원을 맡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인천의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역사회에 대한 기부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상공회의소 회장과 부회장들의 기업들이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역 ‘리딩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상공회의소 전경. ⓒ이정용 기자
인천상공회의소 전경. ⓒ이정용 기자

12월 결산법인 16개사 중 11개사 기부금 감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인천상의 회장·부회장 20명 중 18명이 기업의 총수이거나 고위 임원이다.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은 영진공사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인천상의 부회장 19명 중 17명도 기업의 총수이거나 고위 임원이다.

실제로 박주봉 대주중공업 회장과 김현숙 경신 회장, 구제병 경인기계 회장,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 등 각 기업들의 총수들이 인천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또 심재선 공성운수 대표이사, 강영철 린나이코리아 대표이사, 이상국 삼광조선공업 대표이사, 안기명 이건홀딩스 대표이사, 신갑식 풍산특수금속 대표이사, 김덕배 새한포리머 대표이사, 정진혁 인천도시가스 대표이사,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대표이사, 이희재 우성아이비 대표이사도 인천상의 부회장이다.

장영복 부국철강공업 부사장, 박성권 두산인프라코어 전무이사, 박효식 동서식품 공장장, 박병익 현대제철 공장장도 인천상의 부회장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인천상의 회장·부회장이 소속된 기업들 중 12월 결산법인은 16개사다. 이들의 2018년 기부금은 303억5100만원으로 전년(227억6400만원)보다 75억8700만원(33%)이 증가했다. 이는 SK인천석유화학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기부금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SK인천석유화학의 2018년 기부금은 126억2100만원으로 전년(69억8500만원)보다 무려 56억3600만원(80.6%)이나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2018년(108억4000만원)에 전년(88억4800만원)보다 기부금을 19억9200만원(22.5%) 늘렸다. 대주중공업의 기부금은 4850만원으로 전년(720만원) 대비 4130만원이 늘었고, 경신은 2347만원을 기부해 전년(430만원)보다 1910만원이 증가했다. 부국철강공업도 180만원을 기부해 전년(150만원) 대비 30만원이 늘어났다.

반면, 영진공사와 공성운수, 린나이코리아, 이건홀딩스, 풍산특수금속, 경인기계, 인천도시가스, 동서식품, 영림목재, 현대제철, 우성아이비 등 11개사는 기부금을 줄였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인천도시가스다. 인천도시가스의 2018년 기부금은 2억4000만원으로 전년(2억6000만원)보다 2000만원이 줄었다. 이어 동서식품(1900만원)과 영진공사(1300만원), 영림목재(1100만원), 우성아이비(1100만원), 현대제철(1000만원) 풍산홀딩스(800만원), 린나이코리아(400만원), 경인기계(300만원), 공성운수(100만원), 이건홀딩스(50만원) 등의 순으로 기부금이 감소했다.

 

흑자경영 속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외면’ 지적

인천상의 회장‧부회장이 소속된 기업들은 경기침체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순이익이 줄긴 했지만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16개사 중 14개사가 순이익을 봤고, 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부국철강공업과 우성아이비 뿐이었다.

특히 기부금을 줄인 11개사 중 10개사도 순이익을 냈다. 현대제철은 4079억5900만원의 순이익을 냈고, 동서식품은 1708억88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도시가스 161억2300만원, 이건홀딩스 134억9300만원, 풍산특수금속 55억원, 린나이코리아 20억4200만원, 영진공사 12억7000만원, 공성운수 11억4000만원, 경인기계 3억원, 영림목재 1억5000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천상의 회장·부회장이 소속된 인천지역의 리딩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상의 회장과 부회장들은 인천의 오피니언 리더들이다”며 “경제가 침체됐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솔선수범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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