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법인분할’ 안건 통과에 “원천무효” 주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5.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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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회관→울산대 주총장 긴급 변경 10분 만에 의결
노조 “주주에 장소변경 고지 안 돼 무효”

현대중공업이 5월31일 주주총회 장소 변경 끝에 법인 분할 안건을 가결하자, 노조는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5월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장소로 변경된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했다. ⓒ 연합뉴스
5월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장소로 변경된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했다. ⓒ 연합뉴스

노조는 이날 “우리사주조합 등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총은 적법하지 않고, 위법한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무효”라며 소송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역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번 주총 안건인 회사분할이 통과될 경우 고용 관계나 노조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총에서 의견 표명을 하기는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현대중공업 정관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에게도 2주 전에 주총 소집 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이날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주총은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조원들의 점거 농성 탓에 예정대로 개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져, 주총 시작 40분 전 급히 장소를 바꿨다. 회사는 11시10분께 주총을 열고 10여분 만에 안건을 처리했다.

5월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에 놓인 의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 연합뉴스
5월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에 놓인 의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 연합뉴스

노조원들은 뒤늦게 오토바이를 타고 주총장으로 이동했지만, 주총은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일부 노조원들은 체육관에 들어가 시설과 기물을 파손했다. 한때 노조원들과 경찰이 대치했지만, 11시50분께 별다른 충돌 없이 모두 해산한 걸로 알려졌다.

이날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회사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뉘게 된다. 노조 측은 5월27일부터 이어온 전면파업을 연장하는 한편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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