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자 ‘블랙리스트 피해자’에서 ‘2시간 1550만원 강사’로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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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대전 대덕구 청소년 아카데미 강연료 논란…한국당·바른미래당 비판 가세

방송인 김제동씨가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였다. 한 지자체 행사에 초청돼 1550만원의 강연료를 받게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블랙리스트 피해자에서 최대 수혜자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씨는 오는 6월15일 대전시 대덕구가 개최하는 청소년 아카데미 강사로 초청됐다. 해당 행사는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대덕구 중·고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김제동 초청 청소년 아카데미다. 2시간 강연에 김씨에게 지급될 돈은 무려 1550만원이나 책정됐다. 이에 대덕구의회 한국당 소속 의원 3명은 성명서를 내고 "강연에 1550만원이나 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해 9월12일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해 9월12일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논란이 커지자 한국당도 가세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시간당 775만원. 이것은 ‘정의의 사도’, ‘개념 있는 연예인’이란 칭송을 받아온 방송인의 강연료"라며 "언론에 따르면 김제동 씨의 강연료는 이전 같은 프로그램에 초청한 강사의 강연료보다도 3배 정도 비싼 것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혜민스님 등 타강사에게는 500만~600만원 수준의 강연료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변인은 "대덕구는 자립도 16.06%의 열악한 재정으로 구청 직원 월급도 간신히 주고 있는 상태"라며 "무리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까지 김씨를 초청할만큼 그가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인물인가"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90분 특강에 1550만원은 오로지 개인 한 명에게 돌아가는 노동의 대가"라며 "88만원 세대, 청년 실업 등에 핏대를 세웠던 김씨가 뒤에서 국민 세금 뜯어 먹기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김제동을 지지하는 일부 누리꾼들은 지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김제동 갤러리' 일동은 "10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아 온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는 이번 시즌9를 포함해 약 10년 동안 누적 공연 횟수 327회, 누적 관객 33만9200명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며 "김제동 갤러리 일동은 앞으로도 방송인 김제동에 대해 한결같이 신의를 지키고 지지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와 2017년 제천 화재 당시 각각 1700만원과 1600만원 등을 기부한 사례를 나열하기도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0월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의 출연료를 두고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KBS 공영노조는 "김씨의 출연료가 회당 350만원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진행하면 한 달에 5600만원을 받는 셈"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김씨는 한 매체와의 대담에서 "나는 받는 만큼 베풀기에 당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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