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만기출소한 장남, 행방 묘연한 차남
  • 정락인 객원기자·안성모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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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년, ‘유병언 일가’ 어떻게 지내나

세월호 참사 직후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화물 과적과 조작 미숙 등을 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과도한 화물 적재, 부실한 결박(고박), 미숙한 운항, 여기에 기상 악화와 인재가 겹쳐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인천지검에 초대형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전방위 수사에 들어갔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수사력이 집중됐다. 검찰은 저인망식으로 청해진해운을 샅샅이 훑어갔다. 그리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실질적인 소유자로 지목했다.

검찰 수사는 유 전 회장 일가로 확대됐고, 차례로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소환에 불응하거나 이미 잠적한 상태였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을 잡기 위해 역대 최고액의 현상금을 걸고 ‘전담 검거팀’까지 꾸려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은 도피 과정에서 전남 순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핵심 피의자가 사망하면서 검찰 수사는 맥이 빠지고 말았다.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도 한계를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년, 과연 유병언 전 회장 일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왼쪽부터 권윤자(부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유대균(장남), 유섬나(장녀) ⓒ 시사저널 최준필·연합뉴스
왼쪽부터 권윤자(부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유대균(장남), 유섬나(장녀) ⓒ 시사저널 최준필·연합뉴스

유대균, 2년형 만기출소…환수 재산 반환 승소

유 전 회장은 부인 권윤자씨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뒀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장남 유대균씨를 제외한 나머지 세 자녀는 모두 해외에 체류 중이었다. 국내에 있던 유대균씨는 아버지 유 전 회장과 횡령·배임, 조세 포탈 등을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부자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들은 여기에 불응하고 잠적을 택했다. 유씨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오피스텔에 숨어 있다가 약 3개월 만인 2014년 7월25일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유씨는 2002년 5월~2013년 12월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7곳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여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횡령)로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2년으로 감형이됐다.

유씨는 화장품·건강식품·전자제품 판매업체 ‘다판다’의 최대주주다. 지분 32%를 소유하고 있다. 다판다는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 연매출이 400억원이 넘는 알짜회사였다. 2012년 460억원, 2013년 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근래 몇 년은 실적이 좋지 않았다. 2017년 매출은 160억원, 지난해는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또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까지 커피 관련 업체인 ‘소쿠리상사’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소쿠리상사는 그해 7월 ‘소쿠리’로, 이듬해인 2015년 3월 ‘빅마운틴’으로 회사명이 바뀌었다. 현재 대표는 이아무개씨가 맡고 있다.

2016년 7월 만기출소한 유씨는 2015년 국고로 환수된 35억원의 재산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지출한 수색·구조비용 등을 달라며 유대균씨를 상대로 430여억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이에 앞서 정부가 제기한 또 다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는 유씨가 패소했다. 정부는 유씨를 상대로 35억4000여만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유씨에게 “정부에 7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정부는 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수습 비용과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등 총 1878억1300여만원을 부담하라며 유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관여했다거나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된 업무 지시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비용을 부담할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정부는 유대균씨를 상대로 총 2344억원에 달하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받아낸 것은 1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 수사를 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친형인 유병일씨와 동생 유병호씨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 수사를 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친형인 유병일씨와 동생 유병호씨 ⓒ 연합뉴스

장녀, 징역 4년형… 차녀는 법적 처벌 피해

유 전 회장의 차남인 유혁기씨는 한때 아버지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그는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이자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겸직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유대균·유혁기 형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혁기씨는 2014년 8월까지 ‘문진미디어’ 대표도 맡았다. 출판업체 문진미디어는 ‘투판즈’로 회사명이 바뀌었다. 그는 또 형 유대균씨 뒤를 이어 녹차를 생산·가공하는 영농조합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미국 영주권자인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다. 검찰은 유씨에게 총 5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세 번에 걸쳐 소환 통보를 했다. 하지만 그는 불응하고 잠적했다.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령까지 내렸지만 현재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유병언 전 회장의 장녀인 유섬나씨는 40억원대의 배임 혐의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프랑스에 체류 중이던 유씨는 검찰이 출석을 통보했지만 불응했다.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유씨는 현지 경찰에 체포된 후 프랑스 당국의 송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입국한 그는 공항에서 체포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유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자신이 대표를 맡아 운영한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원을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자신과 동생 유혁기씨가 운영하는 개인회사에 부당하게 지급해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또 세모그룹 계열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 명목으로 25억원을 받아 챙기는 등 모두 46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다. 유씨는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횡령 과정에서 수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유씨는 대법원까지 재판을 이어가 최종 징역 4년에 추징금 19억4000만원이 확정됐다.

미국에 체류 중인 차녀 유상나씨는 세월호 참사 초기에는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하지만 별다른 혐의가 없어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 전 회장의 자녀들 중 유일하게 법적 처벌을 피하게 됐다.

유병언 형은 ‘집행유예’ , 동생은 ‘징역 2년’

유 전 회장의 형 유병일씨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는 구원파의 본산인 금수원 대표를 지냈으며, 부친이 설립한 유성신협에서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 6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청해진해운에서 1억3500만원 정도를 고문료 명목으로 받았으나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유씨는 검찰의 포위망을 뚫고 도피하다가 안성 금수원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그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유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동생 유병호씨는 세모그룹 계열사인 ‘사이소’에서 감사를 지냈다. 사이소는 장녀 유섬나씨가 사내이사를 맡은 회사다. 그는 2008년쯤 구원파 소유의 호미영농조합 명의로 ‘세모’로부터 지원받은 30억원(이 중 8억원은 반환)을 부동산 투기 등에 개인적으로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유씨는 JYP 대표인 가수 박진영의 장인이기도 하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여동생 유경희씨와 남편 오갑렬 전 체코 대사를 긴급 체포했다가 이틀 만에 석방했다. 검찰은 오 전 대사를 유병언 전 회장 도피를 총괄 기획한 인물로 특정하고 ‘범인은닉 혐의’가 아닌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 혐의를 받은 유경희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친족특례조항에 따라 가족이나 친척이 범인을 은닉해 준 경우에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2014년 4월23일 검찰의 금수원 압수수색 계획이 전해진 직후 대책회의를 열어 도피 계획을 세웠고,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온 후 신도들의 집을 거쳐 순천 송치재 별장으로 은신하는 과정에서도 유 전 회장의 의식주를 책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처남도 처벌받아 특히 도피와 관련해 유 전 회장으로부터 지시 사항을 직접 전달받아 도피처를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오 전 대사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씨와 동생 권오균씨 남매도 사법 처리를 받았다. 대구에 기반을 둔 ‘달구벌’의 대표를 지낸 누나 권씨는 2010년 구원파 재산을 담보로 297억원 상당을 대출받은 뒤 이를 동생 권오균씨의 사업자금으로 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동생 권씨는 조카인 유대균씨가 최대주주인 건설사 트라이곤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계열사 자금을 경영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일가에 몰아줘 회사에 수십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권씨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동생은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법의 심판대에 선 유벙언 측근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들도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사법처리 수순을 밟았다. 유경희·오갑렬 전 체코 대사 부부와 함께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신도들 중 신명희씨와 김명숙씨 그리고 운전기사 양회정씨는 ‘도피 3인방’으로 불렸다. 이들은 순천 별장에서 유 전 회장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차량을 이용해 도피를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세 명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유대균씨의 호위무사로 불리며 도피를 도운 신명희씨의 딸 박수경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유병언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됐다. 그는 고문료와 상표권 사용료 등으로 40억원을 횡령하고 292억여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았다. 계열사 돈으로 유 전 회장에게 고문료를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국빈 다판다 대표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계열사 돈으로 유 전 회장에게 고문료를 지급하거나 사진 전시회를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고창환 세모 대표에게 징역 2년6월, 변기춘 천해지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오경석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대표 징역 3년, 이재영 아해 대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이강세 전 아해 대표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회사 자금을 빼돌려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노른자쇼핑 대표인 탤런트 전양자씨(본명 김경숙)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유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는 60억원대의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과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김 대표는 미국에 체류하다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했으나,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수사관들에게 체포돼 강제 송환됐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대표는 무리한 선박 증·개축과 부실 고박, 그리고 화물 과적으로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김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3년이 감형된 징역 7년에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2016년 3월 청해진해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청해진해운 대표는 채아무개씨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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