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서거에 슬픔 빠진 정치권…“큰 별 잃었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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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모두 슬픔의 뜻 밝혀…北 조문단 파견도 거론돼

이희호 여사 서거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이 잇따라 애도의 뜻을 밝혔다. 

2018년 8월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와 문희상 국회의장. ⓒ 시사저널 임준선
2018년 8월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와 문희상 국회의장. ⓒ 시사저널 임준선

문 대통령은 이 여사 별세 직후인 6월11일 새벽 핀란드에서 페이스북에 애도문을 올렸다. 현재 문 대통령은 북유럽 3국을 순방 중이다. 문 대통령은 애도문을 통해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라며 “(이 여사는)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집니다”라며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습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6월9일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씨(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에게 “나가있는 동안 큰 일이 생기면 예를 다할 수 있겠나”라며 미리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정당도 일제히 추모사를 발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여성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 평화운동가였던 이 여사는 새 시대의 희망을 밝히는 거인이었다”라며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큰 별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사는 세상,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화해와 협력의 한반도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이 여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한 평생을 살아왔다”고 했다. 이어 “고인께서 민주주의, 여성, 그리고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열정과 숭고한 뜻을 기리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이라는 거목을 키우고 꽃피워낸 건 역사였지만, 국제적 구명운동과 석방운동 등 김 전 대통령을 지켜낸 건 이 여사의 존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6월11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애도문. ⓒ 페이스북 캡처
6월11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애도문. ⓒ 페이스북 캡처


“슬프기보다 그립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 여사님의 여성 리더적인 면은 김 전 대통령의 인생의 반려자를 넘어 독재 속에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정치적 동지로 자리했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많은 생각에 슬프기보다 대통령님 내외분 두 분이, 그리고 제 아내가 그립다. 모두 기도해주세요”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부인상을 당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고인의 필생의 신념이었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6·15 공동선언을 계승 실천하고,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평화 협치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가족의 뜻에 따라 사회장(社會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는 공적을 남긴 저명인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 거행하는 장례식이다. 국장(國葬)과 국민장(國民葬) 다음으로 예우를 갖춰 진행된다. 

장례를 주관할 장례위원회는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과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 위원장을 맡아 이끌게 된다. 또 여야 5당 대표가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그 외에 부위원장은 박지원 의원과 최용준 전 천재교육 회장(전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여성계 인사 등이 맡을 예정이다. 현역 의원들은 위원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 5당 대표 장례위 고문 맡을 듯 

한편 북한의 조문단 파견 여부도 거론되고 있다. 고인이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받아 평화통일을 강조했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단에 참여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때 빈소를 찾은 바 있다. 

이 여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6월14일 오전 6시. 이날 오전 7시엔 고인이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열린다.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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