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놀라운 반전, 그 이유는?···“결혼 후 많은 변화”
  • 이영미 스포츠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5 10:00
  • 호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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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스포츠 아나운서와 ‘환상의 짝꿍’ 이뤄
결혼 후 야구 보는 시각과 생활 태도에 많은 변화

기자는 얼마 전 류현진(32·LA 다저스)의 초·중학교 스승인 이호영 전 창영초등학교 코치와 이찬선 전 동산중학교 감독을 한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두 지도자는 류현진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경으로 ‘결혼’을 꼽았다. 결혼 후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류현진이 심리적인 균형감각을 형성하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류현진도 이 부분은 인정했다. 결혼 후 야구를 보는 시각과 생활 태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결혼이 자신의 야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었다. 결혼 전 류현진은 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하는 생활을 통해 새로운 행복감을 만끽하는 중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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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도 ‘극비’로 했던 어깨수술 소식 전하면서 서로의 마음 확인

2018년 1월 류현진은 야구계에서 ‘여신’으로 불린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결혼식을 올렸다. 스포츠 아나운서로 실력과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배 전 아나운서는 류현진과 결혼한 후 일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결혼 후 순항 중이던 류현진의 야구에 빨간불이 켜진 건 2018년 5월 왼쪽 허벅지 내전근 부상이 발생하면서부터다. 3개월 후 복귀하기까지 류현진은 한낮 기온이 45도가 넘는 애리조나 다저스 훈련장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재기를 위해 몸부림쳤다. 당시 류현진 옆에는 항상 아내 배 전 아나운서가 함께 있었고 류현진은 재활하는 동안 자신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준 아내에게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 평소 감정 표현에 인색한 편인 류현진은 당시 기자에게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사실이 큰 위로와 힘이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전성기를 구가할 때 만나지 않았다. 류현진이 배 전 아나운서에게 맨 처음 연락을 했던 시기는 2015년 4월, 어깨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였을 때다. 류현진은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배 전 아나운서에게 연락하기 위해 한화에서 인연을 맺은 정민철 해설위원(MBC스포츠플러스)으로부터 배 전 아나운서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후배의 마음을 읽은 정 해설위원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류현진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두 사람은 처음에 단순히 안부 인사만 주고받았다. 하루 한 번 주고받던 문자가 두서너 번으로 늘었고, 어느 순간 류현진은 배 전 아나운서에게 자신이 곧 어깨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당시 류현진의 어깨수술은 구단에서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는데 류현진이 배 전 아나운서에게 미리 귀띔해 준 것이다. 그만큼 류현진은 배 전 아나운서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배 전 아나운서는 이전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친구처럼 문자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았는데 어느 날 어깨수술을 할 것 같다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투수한테는 어깨수술이 매우 중요한 수술이라고 해서 걱정했고 수술 후 안부를 챙기다 선수가 아닌 남자 류현진이란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서 마음의 문이 열렸던 것 같다.” 류현진은 투수의 생명을 걸고 했던 어깨수술 후 오히려 배 전 아나운서와 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렇게 2년여의 장거리 연애가 지속되면서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류현진은 2017년 9월, 마침내 결혼 발표를 하게 된다.

 

원정경기 때도 항상 아내와 동행

다시 앞에서 거론한 2017년 5월 왼쪽 허벅지 내전근 부상 당시의 일로 돌아간다. 한창 신혼생활의 단꿈에 빠져 있어야 할 두 사람은 LA를 떠나 재활과 내조의 삶을 현실화하는 중이었다. 류현진의 복귀 시점은 조금씩 늦춰졌고 류현진은 선수단과 분리돼 뜨거운 태양 아래서 단조롭고 재미없는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얻어맞더라도 경기장에 있는 게 훨씬 낫다”며 애리조나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럴 때마다 그의 손을 잡아준 이가 아내였다.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을 견디는 이는 류현진이지만 배 전 아나운서는 몸에 좋다는 음식 재료들을 사다 직접 식사와 간식 등을 만들어 류현진의 건강을 챙겼다. 결혼 전 어깨수술을 받은 남편에게 심적 위안을 주고, 결혼 후 허벅지 내전근 부상으로 고생하는 남편의 입맛을 되찾아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봤을 때 두 사람은 정말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는 그중 절반은 원정경기로 치러진다. 3연전·6연전의 홈경기를 하면 어김없이 원정을 떠나는 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일상이다. 류현진이 결혼 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원정경기에 혼자 가지 않는다는 것. 매번 아내와 원정경기에 동행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원정경기를 떠날 때 전용기 또는 전세기를 이용한다. 아내와 여자친구들이 선수단 전용기 또는 전세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좌석이 부족할 때는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게 룰이다. 배 전 아나운서도 선수단과 동행할 수 없을 때는 따로 움직이는데 남편 없이 혼자 일반 비행기를 타고 원정경기에 다니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다. 그래도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류현진이 아내와 함께 지내길 원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류현진에게 이런 질문을 건넸다. 원정경기를 앞두고 아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고. 류현진은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으로 “크게 다른 건 없다. 원정지가 대도시면 유명 관광지를 구경 가기도 하고 소문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전부다”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아내의 음식 솜씨가 상당하다고 자랑한다. 감자탕·삼계탕·김치찌개·된장찌개 등 토속적인 류현진의 입맛을 감당하고도 남을 정도의 솜씨가 있다는 것. 배 전 아나운서는 맛없어도 맛있게 먹는 남편의 배려가 오히려 고맙다고 말한다.

아내뿐만 아니라 운동선수의 가족들은 선수의 성적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배 전 아나운서는 오랫동안 야구선수들을 인터뷰하고, 야구를 보고 배우며 운동선수의 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올 시즌 들어 류현진은 마지막 등판을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내려갔다가 아내가 앉아 있는 관중석으로 시선을 향한다. 경기 내용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항상 아내가 있는 곳을 쳐다보며 미소를 짓거나 손을 흔든다. 남편의 등판 내내 관중석에서 두 손을 꼭 모은 채 기도하는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던 아내도 그제야 손을 풀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띤 채 남편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인다. 어느새 외모까지 닮아 보이는 동갑내기 부부가 함께 만드는 메이저리그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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