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진 홍콩 시위에 ‘송환법’ 심의 연기됐지만 갈등 여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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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른 국가는 간섭 말라”

6월12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가 무력 충돌로 이어지자 홍콩 정부는 일단 법안 심의를 보류했다. 그러나 중국이 여전히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 시위대와 홍콩 정부의 충돌은 계속될 걸로 보인다.

지난 6월9일 홍콩 시민 100만 명이 운집한 '송환법' 반대 시위 ⓒ 트위터 캡처
지난 6월9일 홍콩 시민 100만 명이 운집한 '송환법' 반대 시위 ⓒ 트위터 캡처

검은색 옷차림에 마스크를 한 수만 명의 시위대는 이날 홍콩 의회인 입법회의와 정부 청사로 가는 길목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 입법회 건물을 둘러싸고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경찰과 대치했다. 긴장감은 오후 들어 더욱 높아졌다. 시위대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곤봉, 공기총 등을 사용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72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중 2명의 상태는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대의 저항으로 입법의원들이 회의장 입장이 불가능해지면서 ‘송환법’ 개정안 심사는 보류됐다. 당초 입법회는 이날 송환법 2차 심의에 이어 오는 6월20일 3차 심의와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콩 정부와 중국은 송환법을 통과시키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폭력시위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홍콩과 관련된 일은 중국 내정이다. 어떠한 국가나 조직, 개인도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송환법 지지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한편 홍콩이 추진 중인 송환법은 중국과 타이완, 마카오 등과 서로 범죄인을 넘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법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6월9일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만 명의 시민이 법안 반대 시위를 벌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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