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환경오염 일으키는 ‘스티커 라벨’이 재활용 우수 등급?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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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과 분리 어렵고 코팅지 재활용도 안 돼
환경부 “재활용업체들에 전수조사 진행 중…결과에 따라 등급 조정 가능”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가서 페트병 제품들을 살피다 보면, 병 겉면에 완전히 붙어있는 투명한 라벨들(아래 사진1)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티커 라벨’이라 불리는 이 라벨지는 디자인 면에서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을 줘 여러 업체에서 적잖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재활용업체와 환경단체들은 이 라벨을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페트병 재활용 과정을 어렵게 해 재활용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스티커와 분리된 후 버려지는 실리콘 코팅지(아래 사진2)가 2차 환경오염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0월, 페트병 라벨의 재활용등급을 새로 조정하기 위해 환경부가 용역을 맡긴 서울대 산업협력단의 보고서에도 스티커 라벨은 사용이 규제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보고서를 받은 후인 지난 4월, 환경부는 새 페트병 라벨 등급 기준 개정안에 스티커 라벨의 재활용등급을 ‘조건부 우수 등급’으로 규정해 발표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부에선 “환경부의 재활용 등급 규정이 심하게 왜곡됐다”며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스티커 라벨이 부착돼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
스티커 라벨이 부착돼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사진1)

물에 띄워도 바람 가해도 분리 어려운 스티커 라벨

시중에 판매되는 페트병 라벨의 종류는 크게 접착식 라벨과 비접착식 라벨로 나뉜다. 스티커 라벨은 접착식 라벨의 한 종류로, 재활용 처리 업계에서 가장 재활용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꼽힌다. 그 때문에 낮은 재활용률을 우려하는 일부 업계에선 독일, 일본 등과 같이 절취선에 따라 뜯으면 바로 병과 분리되는 비접착식 라벨 생산을 적극 권고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재활용 처리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티커 라벨은 재활용 과정에서 물에 띄워봐도 바람을 가해봐도 도통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고온에 화학물질을 넣고 끓이는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으론 분리 시킬 수 없다. 환경부가 용역을 맡긴 서울대 측에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용역 보고서에 “스티커로 붙인 라벨의 경우, 비중(물에 뜨는지 여부)과 관계없이 선별될 수 없기 때문에 사용이 규제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스티커 라벨지에 부착돼 있는 실리콘 코팅지(사진2)
스티커 라벨지에 부착돼 있는 실리콘 코팅지(사진2)

스티커에 붙은 실리콘지도 2차 환경오염 유발

뿐만 아니라 스티커 라벨과 분리돼 곧장 버려지는 노란 실리콘 종이 역시 스티커 라벨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종이는 실리콘으로 코딩돼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대로 버려져 2차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4월 발표한 라벨 등급 기준 개정안에 스티커 라벨의 등급을 조건에 따라 우수 또는 보통 등급으로 규정했다. 환경부가 명시한 기준은 ‘스티커 라벨의 접착제 면적 및 라벨 면적이 페트병 전체 면적의 60% 이하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스티커 라벨이 병 면적의 60% 이하를 덮으면 우수 등급, 그 이상을 덮으면 보통 등급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 병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스티커 라벨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전체 면적의 60% 이하를 덮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재활용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어 업계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6월13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스티커 라벨 면적을 60% 이하로 정한 것은 영국의 현행 규정을 참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티커 라벨을 전면 규제해야 한다는 서울대 용역 보고서 내용 역시 “일부 업체의 입장을 서울대 측에서 인용해 담은 것일 뿐, 그것이 곧 서울대 측이 내린 결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환경부는 현재 재활용처리업체들을 대상으로 스티커 라벨 등 재활용 처리의 어려움 정도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우리가 규정한 60% 이하 기준에 충족하는 스티커 라벨도 실제 재활용 처리가 어려운지 현장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스티커 라벨의 재활용 등급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강화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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