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 시대의 중추 ‘허리 건강’ 지키려면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0 15:00
  • 호수 15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재욱의 생활건강] 백년 척추①  허리 많이 쓰지 말고 몸 균형 신경 써야

평균수명이 70살이던 시절에는 척추나 관절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척추의 내구연한이 70년 정도 되기 때문에 척추의 수명이 다 돼서 문제가 생길 즈음이면 인간의 수명도 다해서 척추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지금은 백세시대다. 하지만 척추의 내구성은 그에 발맞춰 늘어나지 못했다. 척추의 내구성과 인간의 수명 사이에 수십 년의 갭이 생긴 것이다. 척추 때문에 서 있지 못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앞으로도 수십 년을 버텨야 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몸일으키기는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윗몸일으키기는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① 운동선수보다 공주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도 

운동선수는 평소 운동을 많이 하고 몸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척추가 건강할 것 같지만 대부분 노년에 통증으로 고생한다. 한계를 초과하는 운동을 하면 몸은 단련되지만 척추에는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척추도 소모품이라서 많이 쓰면 닳아서 수명을 다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공주처럼 우아하게 정원을 산책하고 일 안 하고 편안하게 있는 것이 100세 시대에는 더 적합한 척추 건강 관리 요령일지 모른다. 

많은 사람이 허리나 건강을 위해 윗몸일으키기를 한다. 윗몸일으키기는 복근을 단련시키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허리디스크와 척추에는 무리가 많이 간다. 30살 전에는 관절이나 디스크가 유연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40대가 넘어 윗몸일으키기를 많이 하면 디스크와 척추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생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② 사소한 균형 문제도 소홀히 하면 안 돼

몸의 균형이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비대칭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골반이 틀어져 있거나 다리 길이가 약간 차이가 난다고 해서 척추가 금방 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척추를 백 년 사용해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척추를 백 년 동안 쓰기 위해서는 사소한 균형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전신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들, 발의 각도, 다리 길이 차이, 골반의 비틀림 등을 가능하면 정확하게 맞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구조뿐만 아니라 근육의 길이나 근력도 균형이 맞아야 한다. 스트레칭을 해 봤을 때 오른쪽, 왼쪽이 차이가 크게 난다면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근육이 긴장할 것이다. 다리 근육의 좌우가 차이가 나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오른 다리가 힘을 쓴 만큼 왼 다리가 받아주지 못하면 보폭도 달라지고 골반도 틀어질 수 있다. 

③ 척추 건강 24시 

인간은 24시간 중 8시간 일하고, 8시간 놀고, 8시간 잔다. 요즘 한창 유행인 ‘워라밸’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 척추도 비슷하다. 척추는 하루 8시간은 서 있고, 8시간 누워 있고, 8시간은 앉아 있는 자세를 취한다. 역시 세 자세의 균형이 중요하다. 서 있는 것이 힘들다고 종일 누워 있는 것도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요즘은 앉아서 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앉는 자세 때문에 생기는 통증이 늘어나고 있다. 앉아 있는 만큼 서 있는 시간도 확보해야 한다. 요즘에는 서서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책상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