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종합병원, 급성·중증질환 성적표 ‘천차만별’
  • 구자익·이정용 인천취재본부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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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우회술 1등급 없어…인천시내 최고 성적 ‘2등급’
암 질환 평가결과 ‘등급제외’, ‘無등급’ 의료기관 ‘수두룩’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4대 암’ 모두 ‘1등급’ 획득

인천시내 종합병원들의 진료 수준이 ‘천차만별’로 분석됐다. 급성질환이나 중증질환에 적정성 평가 결과가 존재하지 않거나, 종합점수가 비교적 낮은 종합병원들이 많았다.

종합병원은 의원이나 병원급 의료기관보다 급성·중증질환 환자가 많이 몰리기 때문에, 진료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인천시내 종합병원들을 대상으로 질환별 수술성과와 투약실태, 전문 인력·시설현황 등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하고 있다.

또 이 평가결과를 등급으로 구분해 심평원 홈페이지의 ‘병원평가’ 콘텐츠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는 시민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인천에서는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과 검단탑병원, 나사렛국제병원, 나은병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부평세림병원, 성민병원, 온누리종합병원, 인천기독병원, 인천백병원, 인천사랑병원, 한림병원,  현대유비스병원, 인천광역시의료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등 15곳의 종합병원이 평가대상이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전경. ⓒ국제성모병원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전경. ⓒ국제성모병원

관상동맥우회술 최고 성적 ‘2등급’

종합병원들의 급성질환 적정성 평가 대상은 관상동맥우회술과 급성기 뇌졸중, 폐렴 등이다. 이들 급성질환은 위험도와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진료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혔을 때, 동맥이나 정맥을 이용해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혈관을 새로 만들어주는 외과적 수술이다.

심평원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허혈성심장질환으로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전체 환자(건강보험·의료급여 대상)들의 수술·사망률 등을 평가했다.

이 평가에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80~90점 미만(2등급)의 성적으로 인천시내 종합병원들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는 인천시내 종합병원들 중 유일한 적정성 평가 등급이다. 

한림병원은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평가항목의 세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종합점수가 산출되지 않아 ‘등급제외’로 평가됐다.

나머지 13곳의 종합병원은 관상동맥우회술 환자가 없거나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지 않는 등의 의 이유로 평가등급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 중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산재보험 환자가 대부분이고,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2017년 3월에 개원했다.

급성기 뇌졸중은 단일질환 기준으로 사망원인 2위에 해당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심평원은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급성기 뇌졸중으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건강보험·의료급여 환자가 10건 이상인 종합병원을 평가했다.

1등급(95점 이상)을 받은 종합병원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과 나사렛국제병원, 인천사랑병원, 한림병원 등 4곳이다.

이어 검단탑병원과 나은병원, 인천시의료원, 인천백병원 등 4곳이 2등급(85~95점 미만)을 받았다. 부평세림병원은 3등급(75~85점 미만)을 받았고, 현대유비스병원은 4등급(55~75점 미만)으로 평가됐다. 

성민병원과 온누리종합병원, 인천기독병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등 5곳은 급성기 뇌졸중 평가대상 부족 등으로 평가등급을 받지 못했다. 
 
폐렴은 노인 환자의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해마다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심평원은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폐렴으로 입원한 건강보험·의료급여 환자가 10건 이상인 종합병원들을 평가했다.

폐렴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병원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과 검단탑병원, 나사렛국제병원, 나은병원, 부평세림병원, 인천기독병원, 인천백병원, 인천사랑병원, 인천시의료원, 한림병원 등 10곳이다.

현대유비스병원은 50~70점 미만의 성적으로 3등급을 받았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과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온누리종합병원은 등급제외로 평가됐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의 박민근 교수가 대장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성모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의 박민근 교수가 대장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성모병원

암질환 등급제외·무등급 ‘수두룩’

통계청이 2017년에 발표한 ‘인구 10만명 당 암 사망률 통계’에 따르면, 폐암이 35.1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간암 21.5명, 대장암 16.5명, 위암 16.2명 등의 순이다.

심평원은 이중 ‘4대 암’으로 불리는 폐암과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에 대해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내 종합병원들 중에서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이 유일하게 4대 암 적정성 평가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암 적정성 평가 대상은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원발성 폐암 1~4기로 진단받아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받은 만 18세 이상의 건강보험·의료급여 대상 입원환자다.

폐암 적정성 평가결과, 1등급(95점 이상)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뿐이다. 한림병원은 일부 평가항목의 세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등급제외로 평가됐다. 나머지 13곳의 종합병원들은 평가항목 부족 등으로 평가등급이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대장암 적정성 평가 대상은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원발성 대장암 1~4기로 진단 받아 결장 절제술이나 직장 및 에스장 절제술, 결장 및 직장전절제술을 시행 받은 만 18세 이상의 건강보험·의료급여 대상의 입원환자다.

대장암 적정성 평가에서 전국의 의료기관 중 종합점수 산출 대상은 137곳이다. 이들 중 124곳(90.6%)이 1등급(90점 이상)으로 평가됐다. 특히 종합병원들의 평균 종합점수는 95.54점에 달했다.

인천에서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과 나은병원, 인천사랑병원, 한림병원 등 4곳이 1등급으로 평가됐다. 

인천시의료원은 70~80점 미만의 성적을 받아 3등급으로 평가됐다. 이는 대장암 적정성 평가를 받은 서울·인천·경기지역의 종합병원들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인천시의료원 관계자는 “당시 전문 의료 인력의 부족과 이탈 등으로 평가등급이 낮았다”고 말했다.  

검단탑병원과 부평세림병원, 온누리종합병원, 인천기독병원 등 4곳은 일부 평가항목의 세부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등급제외로 평가됐다. 나사렛국제병원과 성민병원, 인천백병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평가항목 부족 등으로 평가등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적정성 평가대상은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원발성 위암 1~4기로 진단 받아 내시경 절제술이나 위절제술을 받은 만 18세 이상의 건강보험·의료급여 대상 입원환자다.

위암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종합병원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과 검단탑병원, 인천사랑병원 등 3곳이다.

나사렛국제병원과 나은병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부평세림병원, 인천기독병원, 한림병원,  현대유비스병원, 인천시의료원 등 8곳은 일부 평가항목의 세부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등급제외로 평가됐다.

성민병원과 온누리종합병원, 인천백병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등 4곳은 평가항목 부족 등으로 평가등급을 받지 못했다.

유방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여성들에게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유방암 적정성 평가대상은 요양급여청구명세서(건강보험·의료급여) 기준으로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원발성 유방암 1~3기로 진단 받아 단순전절제술이나 부분절제술, 근치절제술을 받은 만 18세 이상의 여성 입원환자들이다.

유방암 적정성 평가에서 종합점수 95점 이상을 받아 1등급으로 평가된 종합병원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이 유일했다.

검단탑병원과 나은병원, 부평세림병원, 인천사랑병원, 한림병원, 인천시의료원 등 6곳은 등급제외로 평가됐다.

나사렛국제병원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성민병원, 온누리종합병원, 인천기독병원, 인천백병원,  현대유비스병원,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등 8곳은 평가대상 부족 등으로 평가등급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중환자실에 배치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중환자실에 배치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중환자실 태반 75점 미만…‘F학점’ 수준 ‘55점 이하’ 1곳

중환자실은 중증의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이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심평원은 중환자실에 전문적인 의료 인력이 있는지, 적절한 장비와 시설을 갖췄는지,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중환자실 평가대상은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중환자실에서 48시간 이상 치료를 받았던 만 18세 이상의 건강보험·의료급여·보훈 대상 입원환자들이다. 이들 중 화상 환자와 신생아·소아 환자들은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인천시내 종합병원 15곳 중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대상은 12곳이다. 성민병원과 온누리종합병원은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산재보험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평가대상에서 빠졌다.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한림병원 등 3곳은 종합점수 95점 이상을 얻어 1등급으로 평가됐다. 종합점수 75~95점미만의 2등급은 검단탑병원 1곳이다.

종합점수 55~75점 미만의 3등급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은 나사렛국제병원과 나은병원, 부평세림병원, 인천기독병원, 인천백병원, 인천사랑병원, 인천시의료원 등 7곳으로 조사됐다.

현대유비스병원의 중환자실은 종합점수 35~55점 미만의 성적을 받아 4등급으로 평가됐다.

한편, 전국의 종합병원들 중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를 받은 237곳의 평균 종합점수는 64.2점(3등급)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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