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환경단체 반발에 좌초 위기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6.19 19: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저널, 건설 부지 인근 천연동굴 조사결과표 보도 후폭풍
환경단체 "보전 방안 수립될 때까지 환경부 공사 중단 명령해야"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19일 오전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부실했던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 조처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19일 오전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부실했던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 조처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되는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 포스파워 화력발전소’를 둘러싼 잡음이 날로 커지는 모양새다. 삼척 포스파워 화력발전소 건설 부지에서 최근 천연동굴이 발견된 가운데, 삼척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문화재 지정과 보존 조치가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정의당 강원도당 등 단체들은 6월19일 오전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연동굴이 발견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와 불법 석면 철거로 해양 오염이 우려되는 강릉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삼척 화력발전소는 지난해 말 건설부지 내에서 천연석회동굴 두 곳이 발견돼 올초부터 일부 공사가 중단되는 등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삼척 포스파워 1·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부지 내에서 발견된 2개의 천연 석회동굴은 용식·침식 작용으로 인한 지형이 매우 발달해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높다"며 "발전소 안정성을 위해서도 정밀하게 조사해 보전 방안을 수립할 때까지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나서서 공사 중단을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지난 4월30일 기사(삼척 화력발전소, 천연동굴 나왔는데 공사 'ing')를 통해 삼척 화력발전소 부지 인근에서 발견된 동굴의 기초조사 결과표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기초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척 화력발전소 부지 인근에서 발견된 동굴은 최소 '지방문화재급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연동굴의 등급은 통상 5단계로 분류된다. '가' 등급은 천연기념물, '나' 등급은 시·도지정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동굴, '다' 등급은 문화재자료적 가치가 있는 동굴, '라' 등급은 매장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동굴, '마' 등급은 학술적, 문화재적 가치가 없는 동굴을 뜻한다. 천연동굴의 지질학적·생태계적 가치를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 중 단 하나의 항목이라도 '가' 등급을 받는다면 해당 동굴은 천연기념물로 인정받는다.

삼척 화력발전소 인근에서 발견된 천연동굴은 총 3개 항목에서 '가 또는 나' 등급을 받았다. '동굴생성물의 다양성과 성인적으로 특이한 형태의 분포와 발달정도' '동굴의 형태 및 미지형의 지질학적 가치, 동굴의 성인을 알려주고 과거 환경을 알려주는 동굴의 단면 및 미지형' '동굴 내 퇴적물의 가치, 과거 퇴적환경을 알려주거나 고기후를 알려주는 퇴적물' 항목에서 천연기념물, 적어도 시·도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제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인허가 과정에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지표조사에선 이 동굴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사업 지구 인근에서 천연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없다’고 기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환경단체는 정부와 지자체 등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립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날림’으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삼척시가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기업 및 유관 기관과만 공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세부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배여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삼척시와 문화재청 등 당국은 (천연동굴) 조사 과정과 보존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과정에 주민 참여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