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대 탈북 루트 ‘골든트라이앵글’을 가다
  • 태국 치앙라이=김지영 기자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3 08:00
  • 호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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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속 심해지며 지난해부터 탈북 행렬 주춤
통일부 관계자들, 탈북 실태조사차 치앙라이 극비 방문

태국과 라오스, 미얀마 등 3국이 메콩강을 국경으로 맞닿은 ‘골든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 골든트라이앵글은 불법 마약 대량 재배지이기도 하다. ‘마약 왕’ 쿤사가 과거에 이 일대에서 암약했다. ‘골든’은 메콩강 물빛이 금(金)처럼 누렇기 때문에 붙여졌다. 이 지역 주민들은 ‘마약을 통해 막대한 부(富)가 쌓였다’는 의미로 더 해석한다.

지난 6월6일 오전 10시경, 골든트라이앵글은 비교적 한산하고 평온해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만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금빛 메콩강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소형 어선들의 엔진 굉음만이 간간이 메콩강의 고요함을 갈랐다. 골든트라이앵글의 태국 행정지명은 치앙샌(Chiang Saen)이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Chiang Rai)주 주도(州都)인 치앙라이에서 70여km 떨어진 곳이다. 승용차로 1번 국도를 1시간 정도 달리면 다다를 수 있다. 이 치앙샌을 비롯한 치앙라이주는 최대 탈북 루트로 통한다. 탈북자 상당수가 메콩강을 건너 태국 땅을 밟은 후 한국에 들어온다.

시사저널은 6월3일부터 7일까지 5일 동안 치앙라이와 치앙샌 등 치앙라이주 일대 국경도시를 돌며 취재했다. 탈북 루트인 그곳에서 탈북자 동향을 잘 아는 현지 교민과 주민을 여럿 만났다. 또 탈북자 소식에 정통한 방콕 등지의 여러 인사와도 접촉했다. 치앙라이주를 통한 탈북 행렬은 최근 줄어들었다. 왜 태국 루트를 통한 탈출은 줄어든 것일까. 탈북자들은 어떤 루트를 통해 탈출하고 있는 것일까.

취재 과정에서 통일부 관계자들이 탈북자 실태조사를 위해 치앙라이주 일대를 극비로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태국 교민과 주민들, 다른 지역에 사는 탈북자 동향을 잘 아는 인사들의 취재를 통해 ‘2019년 골든트라이앵글 탈북 루트 보고서’를 작성한다.

6월6일 라오스 국기를 단 모터보트가 메콩강을 가로질러 태국 치앙샌(Chiang Saen) 쪽으로 향하고 있다. ⓒ 시사저널 김지영
6월6일 라오스 국기를 단 모터보트가 메콩강을 가로질러 태국 치앙샌(Chiang Saen) 쪽으로 향하고 있다. ⓒ 시사저널 김지영

北 국경에서 태국 치앙라이까지 1만km

1990년대 말 북한은 ‘고난의 행군’에 들어갔다. 먹고살기 힘든 북한 주민들은 하나둘 고향을 등졌다. 이후 그 행렬은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연간 2000여 명에 달하는 탈북자가 한국에 대거 들어온 적도 있다. 탈북자 3분의 2가량이 태국 루트를 통해 한국 등으로 탈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치앙라이주는 압록강과 두만강이 흐르는 북·중 국경에서 장장 1만여km 떨어져 있다. 북한에서 치앙라이까진 기차와 버스, 승용차, 배 등 항공기를 뺀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이용된다. 그야말로 대장정이다. 중간중간 안전가옥이나 은신처에 머물기도 한다. 중국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할 땐 밀림의 가시덤불을 걸어서 통과해야 한다. 험난한 산악지대를 오르내려야 한다. 중국과 라오스의 공안(公安) 단속과 검문도 피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관문인 메콩강을 건너야 한다.

그들은 칠흑같은 심야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에 탈북 브로커의 지시에 따라 메콩강에 띄워진 작은 배에 몸을 싣는다. 라오스와 태국 사이 메콩강 폭이 좁은 곳은 200여m. 그 짧은 거리가 생사의 마지막 고비일 수 있다. 무사히 건너면 탈북 루트의 9부 능선을 넘는 셈이다. “탈북자들은 북한 땅을 떠나 빠르면 보름, 더디면 2~3개월 만에 태국에 들어오는 것 같다”고 태국 현지 교민과 주민들은 전했다. 그것도 ‘운 좋은’ 경우에 한해서다. 중국이나 라오스 공안에 체포되면 북송(北送)된다.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탈북자들은 “중국과 라오스 공안에 붙잡히면 죽고, 태국 경찰에 붙잡히면 산다”고 말한다. 태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원하는 국가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메콩강을 건넌 탈북자들은 자진해 태국 경찰서 문을 두드린다. 치앙샌, 치앙콩(Chiang Khong), 농카이(Nong Khai) 등 메콩강변 국경도시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다가 수도 방콕에 있는 수용소로 넘겨진다. 방콕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거기서 한동안 대기하다 한국에 들어와 국정원 등의 조사를 받는다. 이후 경기도 안성에 있는 통일부 산하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정식명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 입소한다. ‘탈북 대장정’이 비로소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들이 6월5일 저녁 태국 현지 교민들과 저녁식사를 했던 치앙라이의 한국음식점 ⓒ 시사저널 김지영
탈북자들은 메콩강을 건너자마자 태국 경찰서로 가서 난민신청을 한다. 사진은 6월6일 태국 치앙샌 경찰서 앞 ⓒ 시사저널 김지영

“中 단속 강화로 브로커 활동 크게 위축”

그런데 이 ‘최대 탈북 루트’였던 골든트라이앵글을 통한 탈북 행렬이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다는 게 태국 현지인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일주일에 20~30명씩 메콩강을 건넜던 탈북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현지 탈북자들과 접촉하는 치앙라이 거주 교민은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탈북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해) 5월 이후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전했다. 치앙콩 지역을 잘 아는 한 교민도 “몇 년 전만 해도 하루에 치앙콩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이 여러 명이었다. 이들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다가 경찰서에서 주로 저녁에 ‘자유 시간’을 주면 경찰서를 나와 편의점 등에 들러 물건을 사곤 했다. 그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탈북자들을) 쉽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골든트라이앵글을 통한 탈북 행렬은 왜 줄어든 것일까. 치앙라이주 현지 교민과 주민들에 따르면 탈북자 수가 감소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중국 정부의 탈북자 단속이 더욱 강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서 중국 공안 등에 체포되는 탈북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여러 차례 열렸다. 북·중 관계도 크게 호전됐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북한 지도부가 불편해하는 탈북 문제를 수수방관할 수 없다 보니 탈북자 단속을 강화했을 개연성이 크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6월17일 방한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서호 통일부 차관과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등을 잇달아 만났다. 중국 강제수용소에 구금돼 있는 탈북자 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단속이 강화된다는 것은 탈북민들이 태국으로 탈출하는 경로에 보이지 않는 거대 장벽이 설치됐음을 의미한다. 골든트라이앵글을 통한 탈북 난민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탈북민이 줄어든 또 다른 이유로 탈북 브로커들의 활동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거론된다. 어느 경로를 통하든 탈북 과정엔 브로커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들 탈북 브로커를 일각에선 탈북 활동가라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탈북자들의 탈출 과정엔 브로커 여럿이 개입한다. 중국 현지 브로커와 라오스 지역 브로커가 톱니바퀴 돌 듯 긴밀히 공조한다. 이들 브로커는 탈북자 한 명당 얼마씩 돈을 받고 탈출을 돕는다. 탈북 당사자로부터 돈을 받는 건 기본이다. 탈북자가 브로커에게 주는 비용은 우리 돈으로 보통 300만~5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1000만원을 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한국의 종교단체 특히 개신교회, 미국과 호주 등지의 종교나 인권단체 등도 이들 브로커를 경제적으로 지원한다. 그러면 브로커는 탈북자 한 명을 탈출시키는 데 1000만원 이상을 챙길 수도 있다고 한다. 보통 2명 이상이 동시에 탈북하기 때문에 브로커는 거액을 손에 쥘 수 있다.

탈북 브로커 중에서도 안전하게 탈북시키는 브로커는 ‘큰손’으로 통한다. ‘큰손’의 경우 탈북 중개로 많게는 수십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 ‘큰손’ 브로커들의 활동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태국 현지 교민과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일각에선 몇 년 전 중국에서 활동하던 ‘큰손’이 한국으로 망명했고, 이로 인해 탈북 행렬도 줄었다고 분석한다. 탈북 현황을 비교적 잘 아는 태국 현지 교민은 “큰손 브로커가 한국으로 망명하는 바람에 태국으로 탈출하는 탈북자 수도 줄어든 것 같다”고 짐작했다.

태국 탈북자가 감소한 또 다른 이유로 탈북 루트의 노출을 꼽는다.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너 한국으로 들어오는 루트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북한→중국→라오스→메콩강→태국→한국’ 루트가 가장 인기 있는 코스였다. 그런데 이 루트는 ‘공공연한 비밀’이 돼 버렸다. 한국 언론 등에서 이 루트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탈북 행렬은 꼬리를 이어갔다. 탈북하는 물리적 거리는 상당히 긴 편이다. 하지만 ‘북한→중국→서해→한국’ 등 다른 루트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코스다. 이 루트가 여전히 선호되는 이유다.

이처럼 탈북 여건이 녹록지 않으면서 탈북민 수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연구원이 6월초에 공개한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출범 전후로 북·중 국경 통제와 탈북 단속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난민기구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난민 자격으로 체류하는 탈북자는 1175명. 전년인 2016년의 1442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감소 흐름은 태국 루트에서도 보인다.

탈북자들은 메콩강을 건너자마자 태국 경찰서로 가서 난민신청을 한다. 사진은 6월6일 태국 치앙샌 경찰서 앞 ⓒ 시사저널 김지영
통일부 관계자들이 6월5일 저녁 태국 현지 교민들과 저녁식사를 했던 치앙라이의 한국음식점 ⓒ 시사저널 김지영

태국 현지 교민들 “탈북자 다시 늘어날 것”

하지만 태국 현지 주민과 교민들은 “치앙라이주를 통해 탈북하는 게 지금은 줄었지만 다시 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북한의 단속 강화와 탈북 루트 노출 등으로 탈북 행렬이 잠시 뜸해졌을 뿐 다시 복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루트에 비해 그래도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다만 그동안 선호된 치앙샌, 치앙콩, 농카이 등이 노출됐기 때문에 치앙라이주의 다른 지역을 통해 탈북자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앙라이의 한 교민은 “골든트라이앵글 탈북 루트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다만 지금은 이런저런 탈출 여건이 녹록지 않을 뿐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교민은 “새로운 ‘큰손’ 브로커가 등장할 경우 탈북자 수는 예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재 골든트라이앵글은 비교적 고요하다. 하지만 언젠간 봇물 터지듯 탈북 행렬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곳이다. 우리 정부도 간과할 수 없는 곳이다. 이 때문일까. 지난 6월5일 통일부 관계자들이 치앙라이 등 탈북 루트를 극비리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태국 방콕에 있는 주태국 대사관에 들러 이욱현 대사를 접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태국 대사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통일부에서 탈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6명 정도가 대사관에 들렀다가 치앙라이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하나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치앙라이에 사는 복수의 한국 교민들도 “통일부 사람들이 (치앙라이에 있는 한국음식점인) S식당에서 치앙라이 한인회장 등과 (6월5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고 전했다. 치앙라이에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한 교민은 “내가 치앙라이에 살고 있는 지금까지 통일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산하 하나원 관계자들의 치앙라이 극비 방문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아직도 이곳을 통해 탈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간접 시사한다. 탈북자도 없는 곳을 굳이 이례적으로 방문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에서 탈북과 관련해 특이사항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넘어왔거나 넘어올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우리 정부의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는 점은 입증된 셈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6월27일 “하나원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지원 사업을 위해 탈북민들의 해외 체류 실태를 파악해 오고 있다”며 “탈북민 신변 보호 차원에서 (태국) 출장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치앙라이 교민 가운데 선교사들은 탈북자를 ‘히브리(Hebrew)인’이라 부른다. ‘강을 건넌 사람’이란 의미다. 탈북자들이 압록강이나 두만강, 메콩강을 건넜기에 이같이 칭한다. 예전만 못하지만 한때 이 ‘히브리인’ 행렬이 많이 이어졌던 곳이 메콩강이다. 지금도 간간이 새벽에 강을 숨죽이며 건너는 사람들이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한다.

 

“중국에서 도피한 ‘짝퉁 탈북자’ 많다”

태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국가다. 이로 인해 태국 치앙라이주(州)는 탈북자들의 1차 목적지다. 중국을 거쳐 라오스와 태국 국경인 메콩강을 무사히 건너야 비로소 탈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탈북 행렬이 이어지다 보니 이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탈북자들과 직간접 접촉하는 지역 주민과 한국 교민들이 있다. 탈북자들이 메콩강을 건너 그들이 바라던 대로 태국 경찰에 체포됐어도 언어 장벽에 가로막힌다. 탈북자 가운데 태국 경찰과 직접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껏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통역 문제는 오롯이 치앙라이에 사는 한국 교민의 몫이다. 한국 교민들은 탈북자들과 직접 만나 이름과 나이, 북한 주소와 직업, 탈북 이유와 경로 등을 듣는다. 그러면 그들이 누구인지도 어슴푸레 짐작할 수 있다. 탈북민들과 접촉한 치앙라이 한국 교민들이 말하는 탈북자 유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그야말로 ‘순수 탈북자’다. 탈북 브로커의 지시에 따라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자동차와 버스 등으로 이동한다. 때론 이동하기 여의치 않아 며칠씩 ‘안전가옥’에서 숨어 지내기도 한다. 감금이나 마찬가지 생활이다. 공안의 감시를 피해 생사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두세 달 만에 메콩강을 건너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배가 고파서” “먹고살기 힘들어서” 탈북했다고 말한다. 주로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갖고 있던 재산을 정리해 탈북 브로커 비용을 마련한다.

둘째는 ‘짝퉁(가짜) 탈북자’다. 한국에 들어오면 탈북자, 새터민으로 불리지만 엄밀히 따지면 탈북자라고 보기 힘든 유형이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정착해 몇 년을 살다가 살기 힘들어지자 한국으로 도피하는 경우다. 이들도 ‘순수 탈북자’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탈북자 ‘대접’을 받는다.

셋째는 ‘심청이형 탈북자’다. 북한 군인 등 공무원들이 북한 여자를 중국 시골 남자에게 돈을 받고 파는 경우가 있다. 중간에 북한 군인 등이 브로커로 끼어 있다. 한마디로 ‘심청이형’이다. 그렇게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여자는 중국 현지에서 아이를 낳고 산다. 그러다 탈출해 탈북 행렬에 합류,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다.

탈북자들의 통역을 맡고 있는 한 교민은 “탈북자들의 통역 등을 해 주면서 많이 친해졌는데 정작 한국으로 들어가선 연락이 없다. 내가 통역을 맡았던 탈북민 가운데는 현재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 경찰서 유치장에 있을 때와 전혀 다른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더라”며 웃었다. 이 교민은 자신이 통역해 줬던 탈북자들과 기념으로 찍었던 휴대전화 사진 여러 장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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