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거침없이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거예요”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9 15:00
  • 호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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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로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임수정이 《시카고 타자기》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는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 그 안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들과 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들의 리얼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포털사이트 업계를 배경으로 실검 조작이라는 이슈도 담은 만큼 신선한 소재 또한 화제다. 성공에 대한 욕망으로 똘똘 뭉쳐 일하는 배타미(임수정 분), 차현(이다희), 송가경(전혜진)이 그 주인공들이다.

임수정은 업계 1위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서비스전략본부장 배타미 역을 맡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면 라가리는 것 없는 목표 지향적 인물이고, 자기 일을 사랑하는 냉철한 캐릭터다. 스태프도 화려하다. 《미스터 션샤인》을 공동 연출한 정지현 감독과,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로 필력을 쌓은 권도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등 tvN 최고의 흥행사를 만들어온 화앤담 픽쳐스가 제작을 맡았다. 

‘검블유’는 이른바 임수정표 여심 저격 로맨스다. ‘로코’니만큼 남자주인공(장기용)에 ‘심쿵’하는 것은 당연하고, 승부욕 끝내주는 임수정을 보고 ‘심쿵’할 때도 많다는 게 시청자들의 목소리다. 그만큼 임수정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어떤 캐릭터든 차별화된 매력을 담아낸다. 간혹 손발 오그라드는 현실미 약한 장면도 있지만, 그럴 때 20여 년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다. 임수정이기에 손발 오그라들지 않게 연기한다. 주인공이면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임수정은 여전히 차분했고, 강했다. 늘 그렇듯 가녀린 몸매지만 특유의 아우라는 묵직했다. 

ⓒ 하은정 제공
ⓒ tvN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포털사이트에 일하는 여성의 일과 사랑을 담은 이야기예요. 저 역시 일하는 여성이기에 개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많았어요. 2030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요. 그래서 선택하게 됐어요.”

《시카고 타자기》(2017)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스스로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그녀는 “드라마(시카고 타자기)에 오랜 만에 출연했을 때 만든 이들의 기대에 비해 결과가 아쉽기는 했지만 이를 계기로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게 됐다. 경력을 쌓아가다 보니 드라마 현장에 적응하는 데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소개해 달라.

“대본을 처음 받아 읽었을 때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여성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척 매력적이었고, 유독 귀한 캐릭터라는 느낌을 받았죠. 목표 지향적이고 성공하고자 하는 성취욕도 크지만 사랑 앞에선 약한 여자예요. 단순히 그런 면만 보면 기존 여자주인공 캐릭터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더 거침없고 입도 걸걸해요. 의외의 매력이 있는 역할이라 욕심이 났어요.”

 

캐릭터와 닮은 점이 있나.

“결혼관도, 이성관도 저와 닮은 모습이 많았어요. 커리어에 대한 성취욕도 비슷했고요. 싱글 여성으로서, 일하는 배우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이 컸어요. 연기를 하다 보니 오히려 배타미 캐릭터가 나에게 와줘서 감사했을 정도예요. 정말 행복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아마 꽤 많은 여배우들이 배타미라는 역할을 매력적으로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데 있어 거침없이 해 나갈 예정이에요.”

극 중 배타미는 사랑보다 커리어가 더 중요한 30대 후반의 목표 지향적인 인물이다. 비슷한 나이대인 임수정은 사랑과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결혼관에 대해 얘기했다.

“보통 자연스럽게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사람을 만나지 않나요? 다만 저에게 아직 그런 경험이 없었을 뿐이죠.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도 아니에요. 그저 자연스럽게 시간이 여기까지 흘렀을 뿐이죠.”

 

소재가 신선하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다루는 드라마다.

“사회적 이슈, 연예 이슈, 정치 이슈가 실검에 올라가고 메인 창에 뜨죠. 그 이야기를 저희 드라마에서 허구로 담아요. 아마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어디선가 봤던 것 같다’고 공감하실 거예요. 그렇다고 심각하게 이야기 끌고 가지 않아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재미있어요.”

어떻게 보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임수정이 검색어 키워드들의 대상이 되곤 한다. 역으로 그것을 컨트롤하고 논의해야 하는 역할을 연기하다 보니 일종의 희열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그녀다.

소재도 그렇지만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점도 시선이 간다.

“저 역시 세 여성들의 일과 파트너십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매력적인 여성 세 명과 그녀들을 사랑하는, 멋진 남성들도 등장하죠. 일과 사랑의 이야기가 매력적이고 섹시하며 재미있게 담겨요.” 

상대역인 장기용과의 호흡은 어떤가.

“첫인상부터 ‘모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에서 연기 호흡도 굉장히 좋고 잘 맞아요. 나이에 비해 들뜨지 않고 차분한 성격이라 진짜 ‘오빠미’가 있어요. 극 중 저와의 나이 차가 10살인 연하남인데, 연하남의 판타지를 주기보단 오빠미가 있어서 연기적인 케미스트리가 커요.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면들이 꽤 많이 나와요. 기대해 주세요.” 

장기용 역시 임수정에 대해 “작품들을 챙겨볼 정도로 좋아하던 배우”라며 “같이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설레었고 빨리 촬영하고 싶었다. 아직도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임수정과 나오는 모든 신들을 피식피식 하면서 읽었다. 무조건 하고 싶었다. 걱정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KBS 드라마 《학교4》로 데뷔했다. 어느덧 19년 차 배우가 됐다.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현장에서 후배들이 자신에게 의지하는 게 보일 때마다 부담도 되지만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경력이 쌓이다 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도 보인다. 상업영화에 이름을 올렸던 그녀가 2016년 《더 테이블》에 이어 2018년 《당신의 부탁》까지 연이어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장·단편 영화제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생기게 된 변화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한국영화의 힘에 대해 느끼게 됐고, 자신부터 좋은 기회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엔 다큐멘터리 연출에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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