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재편⑤] “친박 문신 지우고 싶겠지만, 쉽게 지워지나”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1 10:00
  • 호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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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 창당한 ‘친박’ 홍문종 의원 "정통보수 세력은 자유한국당 버렸다"

‘친박 핵심’ ‘친박 감별사’라고 불리며 박근혜 정부에서 실세로 통했던 홍문종 의원이 6월15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동시에 조원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대한애국당에 입당, 공동대표에 올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바꿨다.

홍 의원은 지난해 말 당내 비상대책위 산하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물갈이 명단에 포함돼 오랫동안 관리해 왔던 지역구(경기 의정부 을) 당협위원장 자리를 40대 정치 신인 이형섭 변호사에게 빼앗겼다. 이때부터 홍 의원의 탈당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봐야 한다. 

탈당 이유에 대해 홍 의원은 “한국당 지도부와 탄핵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생각이 달랐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역대 대표들에게 ‘탄핵에 대한 당의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져올 수 없다’고 숱하게 말했는데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게 한국당을 떠난 이유”라고 밝혔다. 

홍 의원에 따르면 탄핵을 바라보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시각 역시 역대 대표들과 다르지 않다. 홍 의원은 “탄핵에 대한 황 대표의 입장이 애매모호하다”는 주장을 폈다. 홍 의원은 “태극기 세력으로 대표되는 보수 본류에서는 황 대표를 ‘탄핵의 수괴’로까지 본다”고 주장했다. 올 2월 당 대표 경선 때는 탄핵의 도화선이 된 태블릿PC에 대해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놓고는, 대표가 된 뒤엔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거나 “저는 당연히 태블릿PC 1심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을 볼 때, 황 대표가 탄핵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 한다는 것이다.

외연을 넓히기 위해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으로 대표되는 탄핵 찬성 세력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서도 “산토끼(중도층) 잡으려다 집토끼(보수층) 놓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의 탈당을 비난하는 한국당 옛 친박계 의원들에 대해서도 “친박이라는 문신을 지우고 싶겠지만, 표 받고 국회의원 당선되는 데는 (친박을 부정하는 게)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비난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난 朴心 거스르며 정치한 적 없어”

홍 의원은 한국당을 바라보는 TK(대구·경북) 지역 정서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다음 총선에서 한국당이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총선판이 꾸려지면 여러 의원들이 우리공화당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했다. 차기 총선에서 홍 의원 자신은 지역구 출마보다는 비례대표로 나서 전국 선거를 이끌 뜻도 내비쳤다. 

우리공화당 출범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옥중에 계신 분이 현실정치에 관여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난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반대한 일을 한 적이 없다”면서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랑 어떤 식으로든 교감을 나누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탁자에는 올 초에 쓴 ‘화기치상(和氣致祥·음과 양이 서로 화합하면 그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뤄 좋은 결과를 냄)’이라는 사자성어 휘호가 있다. 이 사자성어가 홍 의원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정치적 향배를 보여주는 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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