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재편②] 소수의 ‘친황파’가 한국당 좌지우지?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1 10:00
  • 호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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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벌써부터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비판 제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비록 원외 인사지만, 내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을 갖고 있다. 그야말로 현역 의원들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국회 등원 목소리가 소수의견에 그친 것도 결국은 황 대표의 눈치를 봐서라는 주장이 많다. 한국당 주변에서는 ‘친황(친 황교안)파’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몹시 분주한 모습이다. 친황파로 주목받는 인물들로는 강석호·김재원·박완수·이헌승·추경호 의원 등이 꼽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월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 규탄 장외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이들은 황 대표의 정치적 입문부터 깊숙하게 관여했다. 이 중 황 대표와 같은 검사 출신인 김재원 의원은 ‘전략통’으로 꼽힌다. 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은 황 대표 주변 조직을 총괄한다. 추 의원은 얼마 전까지 사무총장을 맡았던 한선교 의원보다 황 대표의 신임이 두텁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헌승 의원은 대표비서실장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황 대표를 보좌하는 측근이다. 이렇다 보니 황 대표와 연락하기 위해선 이 의원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말도 돈다. 계파색이 옅은 신상진 의원은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차기 공천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복당파이면서도 화려하게 핵심인사로 변신한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당내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한선교 전 사무총장이 막말 논란을 일으켰을 때, 사무처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정도로 한국당은 당 사무처의 파워가 세다. 한 충북 지역 의원실 관계자는 “총선 때마다 당 사무처 몫으로 비례대표 1~2명을 당선권에 넣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성 기조국장, 고연림 총무국장 등을 실세로 꼽는다.

이 밖에 황 대표가 총리로 재직하던 시절 총리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사들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황 대표가 유약한 관료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강경모드로 나서고 있는데, 이는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어공(어쩌다 공무원) 출신 40대 행정관들의 조언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황 대표가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소문이 나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 불안요인이다. TK 지역 한 의원은 “황 대표 주변 가신들이 모두 초·재선으로 구성돼 있어 정무 감각이 떨어진다”면서 “황 대표가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이념·지역과 함께 다선중진 그룹의 지원이 확실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황 대표는 이 세 가지 모두 확실하게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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