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어려운데 류진 회장 100억대 돈 ‘펑펑’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0 10:00
  • 호수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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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주력 계열사 실적 및 주가 동반 하락
류진 회장 급여와 배당은 오히려 늘려 뒷말

풍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동반 하락하면서 류진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풍산그룹은 류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를 지배하고, 풍산홀딩스가 다시 (주)풍산을, (주)풍산이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구리 등 신동사업과 방위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주)풍산, 스테인리스 및 특수금속을 생산하는 풍산특수금속이 그룹의 주요 수입원이다. 두 회사의 매출만 지난해 3조원대에 육박했다.€

풍산 계열사들의 실적 동반 하락에도 류진 회장은 배당금과 급여를 크게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 시사저널 최준필·연합뉴스
풍산 계열사들의 실적 동반 하락에도 류진 회장은 배당금과 급여를 크게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 시사저널 최준필·연합뉴스

(주)풍산·풍산특수금속 등 영업이익 반 토막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들 회사의 실적이 줄줄이 하락했다. 주력 계열사인 (주)풍산의 매출은 2017년 2조9450억원에서 2018년 2조7745억원으로 5.79%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주)풍산의 매출이 2조6000억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3조원대 매출을 유지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영업이익 하락률이 가파르다. 2018년 (주)풍산의 영업이익은 2411억원에서 1075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1분기 45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해 158억원으로 65%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75%에서 2.72%까지 낮아진 상태다.€

풍산특수금속도 마찬가지다.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1022억원의 매출과 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5%와 34.3% 하락했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 여파로 풍산홀딩스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풍산홀딩스의 매출은 3061억원으로 전년(3148억원) 대비 2.8% 하락했다. 특히 풍산홀딩스는 매출의 60% 정도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려왔던 만큼 영업이익률이 매년 20%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통상적으로 실적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4분기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4%를 기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풍산그룹 측은 “구리 가격 하락과 방산 매출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대외 변수의 영향이 크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다. 중국 쪽 판매도 좋지 않다 보니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의 실적 하락세가 예측을 뒤엎을 정도로 가파르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주)풍산의 실적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 주가를 낮추기는 했지만, 주가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주)풍산과 풍산홀딩스의 주가는 최근 2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7년 8월18일 6만500원이던 풍산홀딩스 주가는 7월3일 4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증권가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풍산의 주가는 5만원대에서 2만5000원대까지 추락했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5년간 구리 가격이 최저점이었던 2015년과 2016년에도 풍산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풍산그룹의 체질이 약해진 것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 급여는 줄이고 오너는 늘리고

주목되는 사실은 풍산 계열사들의 실적 동반 하락에도 불구하고 류 회장 일가는 매년 100억원 안팎의 배당금과 급여를 타갔다는 점이다.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4%와 47.6% 하락했음에도 주당 1700억원을 배당했다. 류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 풍산홀딩스의 지분 32.5%를 보유하고 있다. 부인 노혜경씨(미국명 헬렌 노)와 장남 류성곤(로이스 류), 장녀 류성왜씨의 지분을 합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이 40.5%(313만7444주)에 이른다. 류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지난해에만 53억원의 배당금을 타갔다는 얘기가 된다.

배당금 역시 2016년 1400억원에서 지난해 1700원으로 상승 추세다. 금액 측면에서 2017년 대비 100원 하락했지만, 당기순이익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17.43%에서 31.52%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만큼 회사 안팎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풍산이나 풍산특수금속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풍산은 매년 주당 600~800원을 배당하고 있는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507억원에서 621억원으로 59%나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14.88%에서 27.1%로 증가했다. 심지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인천 계양구 효성동 부지를 최근 1595억원에 매각한 풍산특수금속조차 배당액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배당 혜택이 대주주인 풍산홀딩스를 거쳐 오너 일가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류 회장은 현재 상장사인 풍산홀딩스와 (주)풍산의 등기임원으로도 등재돼 있다. 류 회장은 지난해 풍산홀딩스와 (주)풍산으로부터 각각 24억6000만원과 35억1000만원의 급여(상여 포함)를 받았다. 지난해 대비 각각 7.8%와 17.3% 오른 금액이었다. (주)풍산의 등기이사인 최한명 부회장과 박우동 사장의 급여가 7억원대인 데다, 총액 역시 소폭 하락했다는 점에서 류 회장과 비교되고 있다. “류 회장 일가가 책임경영은 등한시한 채 사익 추구에만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은 류 회장과 풍산그룹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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