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랴부랴 일본행, 왜?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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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기, 우리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첨단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해법 마련을 위해 지난 7일 현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일본 출장 사실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대 기업 총수와의 회동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알려졌다. 일본 출장 계획으로 회동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 가능성도

이처럼 이 부회장이 부랴부랴 일본행을 결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수출을 규제한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세 품목이 반도체와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도체와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세계시장을 주름 잡아온 삼성전자로선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반도체사업부 임원들과 수차례 비상경영회의를 가진 후 일본 출장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품목을 대체할 시장이 없다는 데 있다. 수출 규제가 걸린 품목의 일본 글로벌 생산 점유율이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재고를 한 두 달치 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수출 규제가 장기화돼 제고가 소진될 경우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이 하루 중단될 경우 1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단순히 ‘삼성의 위기’로만 치부하긴 어렵다. 반도체가 국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하반기 국내 경제 성장률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는 우리 정부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이런 점을 노리고 수출 규제 품목을 정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도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대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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