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이모저모
  • 김재태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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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윤우진 전 세무서장 관련 의혹’ ‘양정철 만남’ 집중 추궁
황교안 대표 증인 출석 요구도 나와

자유한국당이 7월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시사저널이 단독 보도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의혹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세무서장 의혹과 관련해) 검사로서 문제 될 행동을 한 적 없다고 답변했지만 이남석 변호사는 국세청에 윤 전 세무서장의 선임 건을 제출했다. 그래서 윤 후보자의 서면 답변은 위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비리 의혹 사건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부인의 비상장 주식 투자 의혹, 장모 사기 사건 의혹, 부동시로 인해 병역 면제 의혹 등도 검증 대상으로 떠올라 있다.

주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 친 사실이 있느냐. 후배 검사들을 데리고 용산에 있는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고급 양주를 마신 사실이 있느냐"라며 추궁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윤 전 세무서장 친동생이 윤대진 검찰국장"이라며 "윤 후보자와 밥 먹고 골프친 사실 없이 일반 세무서장이었다면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여섯 번 기각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윤 전 세무서장 의혹에 대해 "(골프는) 한두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0년 이후로는 골프를 거의 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전이라고 생각된다"며 "1년에 한두 번 윤 전 세무서장을 만나 식사한 것은 맞지만 고급 양주를 마시거나 저녁 식사를 과하게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재직 중에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윤씨에게 소개한 적이 있느냐”는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 없다"고 답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떤 사유로 그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당이 증인으로 신청한 윤씨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외로 나갔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답했다.

양정철 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주광덕 의원은 "양 원장을 만난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총장 후보자인데 올해 1~2월에 만났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국민이 인정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을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느냐"라며 양 원장과 만난 배경에 대해 질문했다.

윤 후보자는 "몇 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단둘이 만나서 얘기한 것은 아니다. 한번은 그분이 나오는지 모르고 나갔다"며 "그분이 야인이라고 하지만 정치권에 연계된 분이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제가 만약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 여야 국회의원도 기회될 때마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들으려 한다. 부적절한 것은 유의하고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2015년 무렵 20대 총선 출마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을 올 4월 만난 적이 있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양 원장을 올해 4월에 만났다는 <한국일보> 보도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원장을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양 원장을 만난 지 좀 오래된 거 같다. 올해 1~2월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을 처음 만난 때가 지난 2015년 말께였다고 밝혔다. “대구고검에 근무하던 시절에 가까운 선배가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면 얼굴을 한번 보자고 해서 식사 장소에 갔더니 양 원장이 나와 있었다. (당시) 전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윤 후보자는 그러면서 “제가 양 원장을 만난 건 그분이 야인이던 시절이고, 한 번 출마하란 이야기를 간곡하게 했는데 거절을 했다.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때 공직 사퇴 기한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 전까지 몇 차례 전화가 와서 다시 생각해볼 수 없느냐고 해서 ‘그런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양 원장과 몇 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단둘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정치 참여 제의에 대해 "저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올 2월 양 원장과의 만남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만났을 때도 여러 일행이 있어서 근황 같은 것을 말하지 않았겠느냐"며 회동의 구체적 성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이 될지도 모르니까 양 원장이 이런저런 사건을 잘해보라고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추궁에 별다른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윤 후보자는 “전 그분이 야인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정치권에 연계된 분이기 때문에 굉장히 저도 조심하고 있다. 만약에 총장으로 취임하면, 여야 의원들을 기회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또 좀 말씀도 듣고 하려고 하다. 하여튼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건 조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7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7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는 초반부터 자료 제출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윤 후보자를 상대로 한 본 질의는 1시간30분이 지나도록 시작되지 못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가 자료를 많이 내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니 오전 8시 기준으로 1398건 가운데 1203건, 86%가 제출된 상태"라며 "이는 과거 후보자들에 비해 그렇게 낮은 수치가 아니다. 더구나 자료 제출 요구 건수가 매우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여당에만 자료 제출 비율이 80%가 넘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제출한 자료가 50%도 안 되는 게 팩트"라고 반박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법사위원들 다수가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고소·고발을 당한 사실을 두고 인사청문위원 자격 논란도 일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됐으나 수사를 기피하는 의원들이 언론에선 12명이 된다고 한다. 당장 위원장부터 해당이 된다"며 "이 자리는 그 의원들의 기소 여부 결정권을 가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인데 과연 (이 의원들이 청문위원을 맡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도 "위원장을 비롯한 몇 분이 경찰의 소환을 받은 상태다. 국민은 고발당한 사람이 청문회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우리 당도 고발된 사람들은 (청문회에서)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서장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선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윤우진 전 서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는데, 이 사건은 총장, 법무부 장관까지 보고가 돼 있다. 그 당시에 불기소 처분한 사람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라며 “황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국당에선 “의사진행 발언을 하라”며 항의가 쏟아졌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윤 전 서장 사건의 경우 구속영장이든 압수수색 영장이든 대부분 부장검사, 차장검사 전결 사안이고, 검사장이 이래라 저래라 할 체계가 아니다. 해당 검사장도 모르는 사건을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해명하라는 건 그야말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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