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통합신공항 유치만이 군위군의 살길이다”
  • 심충현 대구경북취재본부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19.07.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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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 “자체 소멸 위기, 땅길·철길·하늘길로 살릴 것”

“대구공항의 통합이전 유치는 정치적 이념을 넘어 대구·경북의 상생 발전과 함께 소멸 위기에 처한 군위군을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다. 군위군이 최종 이전지로 결정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대구통합신공항 유치 얘기부터 꺼냈다. 신공항만이 현재 소멸 위기에 처한 군위군의 돌파구라며, 유치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구 2만3000여 명 중 노인인구 비율이 38.3%인 군위군은 인근 의성군(39.5%), 전남 고흥군(39.3%)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약 3300억원이 한 해 예산의 전부이고, 재정자립도도 5%대를 겨우 넘는 초미니 자치단체다. 지방세 수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할 형편이다. 인구·재정자립도가 지속적으로 감소·악화되면서 자치단체 자체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지원사업비가 최소 3000억원 규모인 대구통합신공항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김 군수는 대구통합신공항 유치를 발표한 뒤 겪었던 마음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민선 6기 군수 재임 때인 지난 2017년, 그는 위기에 처한 군위군의 숨통을 틔울 길은 대구통합신공항 유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유치 의사를 발표했다. 그때부터 큰 곤경에 처했다. 대구공항통합이전반대추진위원회의 집요한 집회와 유언비어 등으로 군정업무조차 수행할 수 없을 정도였다. 유치반대 측은 통합공항 유치로 인한 군민의 행복추구권과 재산권 침해, 편파적인 행정으로 인한 군민 불신 조장 등을 이유로 들었다.

급기야 주민소환이라는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지난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서기조차 어려워 보였다. 여기서 예상치 못했던 대반전이 일어났다. 대구통합신공항 유치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한 군민들이 김영만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김 군수는 득표율 48.21%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대구통합신공항으로 인해 군위군의 황금빛 미래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군위군 제공
ⓒ 군위군 제공

현재 의성군과 함께 대구통합신공항 유치 이전 후보지로 선정돼 최종 부지 확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후보지 결정은 어떻게 되나.

“대구통합신공항은 대구의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묶어 경북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말한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은 예비 이전 후보지, 이전 후보지 선정 등 두 개의 큰 산을 넘었다. 앞으로 지원계획 수립과 주민투표를 거쳐 올해 안에 최종 이전 후보지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7월부터 후보지인 우리 군위군과 의성군에 대한 지원계획을 논의하고 8월부터는 공청회를 열어 지원 방법을 두고 주민 의견을 듣게 된다. 국방부·경북도·대구시가 올해 안에 이전 부지를 확정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보태겠다.”

신공항만 유치하면 위기에 처한 군위군이 살아날 수 있는 건가.

“신공항 유치가 추진되면서 군위는 지금 대구·경북권에서 이슈의 중심 도시로 떠올랐다. 지난 2월16일 예비 이전 후보지로 군위군 우보면 단독지역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공동지역 등 2개 후보지가 선정되면서 전국적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군위로 공항이 이전되면 개발에 따른 경제효과와 더불어 그야말로 땅길·철길·하늘길이 열리는 황금기를 맞을 것이다. 지난 6월말 상주-영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군위의 동서축이 연결됐다. 최근 왕복 4차로의 팔공산 터널 개통으로 대구와 30분대 생활권으로 좁혀졌다.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도 순조로워 수도권과 인근 대도시 관광객의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교통망 확충을 바탕으로 대도시 여가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팔공산 일대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민간투자로 추진하는 부계수목원과 연계한 관광 시너지 효과로 팔공산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민선 7기 군수에 당선되자마자 공약 이행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현장에 나가라고 주문했다.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사항에 대해 각 부서별로 실현 가능성과 법적·제도적 실행 방법 등을 면밀히 분석, 전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공약실천 검토보고회를 가졌다. 1차로 행정적 검토를 마친 공약은 무작위로 선발된 군민 40명으로 구성된 군위군 공약공론화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대군민 발표회를 통해 전 군민들에게 공포했다. 그 결과 2019년 매니페스토 공약실천계획 평가에서 전국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가 평소 잘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나의 이름을 빗대어 스스로를 ‘불만제로(zero), 영만’이라고 부른다. 이는 군민들의 불만이 영(zero)이 될 때까지 불만을 모두 없애겠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현장에 나가라고 주문한다.”

군위는 경북도 면적의 3% 정도인 작은 농촌지역이다. 장기적으로 농업인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적인 면에서 체질개선을 꾀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 군위군은 작은 농촌지역이지만 가시오이 전국 1위, 대추 전국 2위, 황금배 전국 1위, 토마토 경북 2위 등 특화된 품목으로 전국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청정환경 속의 명품 농업 등은, 작지만 강한 강소군으로 비상할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군은 장기적으로 농업인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적인 면에서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4월에는 전국 최초로 밭농업 기계개발 연구센터를 출범시켜, 앞으로 10년간 245억원을 투입해 전국 밭농업 기계 연구개발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농업연구 메카로 초석을 다지고 있다.”

2020년 정식 개장 예정인 삼국유사테마파크. 테마파크는 축구장 100배 규모(72만㎡)에 총 사업비 1224억원을 들여 2010년부터 군위군의 역점시책으로 추진해 왔다. ⓒ 군위군 제공
2020년 정식 개장 예정인 삼국유사테마파크. 테마파크는 축구장 100배 규모(72만㎡)에 총 사업비 1224억원을 들여 2010년부터 군위군의 역점시책으로 추진해 왔다. ⓒ 군위군 제공

2020년 정식 개장 예정인 삼국유사테마파크에 대한 관심이 많다. 테마파크를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군위군에는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가 있다. 브랜드 슬로건을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로 정하고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왔다. 아울러 《삼국유사》를 주제로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삼국유사》에 담긴 문화 콘텐츠를 시각화·촉각화한 종합테마파크다. 테마파크는 축구장 100배 규모(72만㎡)에 총 사업비 1224억원을 들여 2010년부터 군위군의 역점시책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테마파크는 민족의 정체성을 함양할 볼거리·즐길거리가 한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8월 임시개장과 시설 보완을 거쳐 2020년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군위군은 노인인구 비율이 상당히 높다. 노인 정책이 군정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군위군의 노인인구 비율은 38.3%다.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우선 농촌지역 특성상 경로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인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 식사도우미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 중에서 식사도우미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37개 마을, 74명의 식사도우미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군에서는 홀로 사는 어르신,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맥가이버 봉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군위군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30명의 재능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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