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과로 성난 베트남 민심 달랠 수 있을까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07.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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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방한 중인 럼 장관 만나 ‘베트남인 아내 폭행 사건’ 사과…“미안한 마음 앞선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7월8일 방한 중인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나 베트남인 결혼이주 여성 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베트남 정부의 치안 총책임자인 또 람 장관을 접견하고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앞으로 한국에 사는 베트남 국민들의 인권 보호와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사과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양국 간 인적 교류가 400만 명을 넘었다”며 “이를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 양국 정부가 자국 거주 상대국 국민 안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또 람 장관은 “그런 사건이 발생해서 안타깝다”면서 “한국 정부와 경찰이 관심을 갖고 사건을 처리하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람 장관은 ‘한-베트남 치안총수 회담’을 갖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베트남의 공안부는 한국의 경찰청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7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을 찾은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7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을 찾은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총리는 또 람 장관을 만난 뒤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결혼이주 베트남 여성 폭행에 대해 사과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간 교류협력의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비공개로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 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최근 발생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영암경찰서는 이날 베트남인 아내와 아이를 수차례 때린 남편 A(36)씨에 대해 특수상해 및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 7월4일 자택에서 주먹과 발, 소주병을 이용해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 B씨는 남편의 폭행으로 인해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한국말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부인을 폭행했고, 이 같은 폭행이 반복되자 B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지인에게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아내를 폭행하는 영상을 온라인을 통해 본 베트남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도 김 씨의 구속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관련 기사에는 베트남 네티즌들의 댓글이 가득하다. 그중에는 "당장 이혼하고 베트남으로 돌아와라" "한국인들이 모두 박항서 감독 같은 건 아니다“라는 문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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