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목선과 관련 없는데…” 23사단 소초병 투신사망에 軍 ‘혼란’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7.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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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항 입항 당시 근무 안 해…육군 “조사대상도 아녔다”
ⓒ 유튜브 '시사저널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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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선' 사건 당시 경계에 실패한 육군 23사단 소초에서 근무해온 A일병(21)이 투신 사망했다. 군은 A 일병이 북한 목선 사건 책임자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경계 실패와 A씨 사망 간 연관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7월9일 군에 따르면, 육군 23사단 소속 A 일병은 7월8일 밤 서울 영등포구 원효대교 아래 한강으로 투신했다. A 일병은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숨졌다.

A 일병은 육군 23사단 소초에서 상황병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소초는 2명이 근무하는 일반 초소보다 큰 규모로, 감시장비 등을 갖추고 운영된다. 이 소초에서 상황병은 경계 시 발생한 특이사항, 소초 입·출입자 등 모든 상황을 전파하고 기록하는 임무를 맡는다.

A 일병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목선이 6월15일 삼척항에 입항할 당시 오후 근무조에 편성돼 근무를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목선은 이날 오전 6시22분쯤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일병은 6월15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를 섰고, 6월 22일부터 28일까지 연가 및 위로 휴가를 사용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 조사는 A 일병 휴가 중인 6월24일 진행됐다. 이후 A 일병은 7월 1일부터 9일까지 정기 휴가를 받아 나와있던 중 한강에 투신해 사망했다.

북한 목선 사건에 관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자연스레 군의 경계 실패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육군 측은 "해당 병사는 북한 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 대상도 아니었고, 조사를 받은 바도 없다"면서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서는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A 일병이 북한 목선 사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개연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A 일병의 투신 사망이 경계 책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추후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을 거라고 육군 측은 전했다.

한편, SNS를 중심으로 '정부가 북한 목선 사건을 두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A 일병이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내용이 퍼져나가는 데 대해 육군 측은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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